[이신규의 자가면역질환 이야기] ⑯ 자가면역질환, 조심해야할 시기 따로 있다?
[이신규의 자가면역질환 이야기] ⑯ 자가면역질환, 조심해야할 시기 따로 있다?
  • 이신규 위너한의원 대표원장 l 정리·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9.01.24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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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규 위너한의원 대표원장

화타는 소설 '삼국지연의'에서 독화살에 맞은 관우의 팔을 수술 해준 유명하다. 위나라 왕이 '천하의 명의'라 칭찬하자 화타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저의 의술은 형들에 비하면 반딧불에 불과합니다. 큰 형은 환자가 아픔을 느끼기도 전에 얼굴빛을 보고 병을 예측해 원인을 미리 제거해 버립니다. 그래서 환자는 자신이 환자였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합니다.”

“둘째 형은 환자의 병이 아주 미미한 상태일 때 치료를 해버리기 때문에 환자는 둘째 형이 큰 병을 미리 낫게 해 주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저는 병이 커지고 환자가 고통 속에서 신음할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병을 알아보고 돌봅니다. 환자의 병이 위중하므로 맥을 짚어 약을 먹이고, 살을 도려내는 수술도 합니다. 사람들은 저의 그런 행동을 보고, 제가 큰 병을 고쳐 주었다고 믿는 것인데, 형들과는 치료의 차원이 다릅니다."

이야기에서처럼 병이 나고 고치는 것보다는 미리 예방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건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또 공기 좋은 곳에서 좋은 음식을 먹으면 건강해진다는 것은 알지만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참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TV 프로그램이 인기인지도 모르겠다.

병을 미리 예방하진 못하더라도 무슨 병이든 초기에 치료를 빨리 하면 큰 화를 면할 수 있다. 현대인들에게 증가하고 있는 병 가운데 하나인 자가면역질환은 특히 그렇다. 한번 생기면 치료가 어려운 희귀난치성 질환이기에 조짐이 보일 때 빨리 치료하거나 예방을 한다면 좋을 것이다.

자가면역질환의 예방에 대해 누군가 필자에게 묻는다면 일단 특정한 시기를 조심하라고 일러준다. 생애 주기에서 건강상태가 급변해 다양한 질환의 발병률이 올라가는 시기가 있다. 대표적으로 40, 50대 갱년기를 꼽을 수 있다. 이 때는 남녀 모두에게 성호르몬의 분비가 변하는 시기이면서 몸 곳곳에서 건강의 이상신호가 잘 생긴다. 류마티스관절염으로 대표되는 자가면역질환도 이시기에 발병률이 증가한다.

소설 '삼국지연의'에서 묘사된 전설의 명의 화타의 초상화. 사진출처 : pngtree.com
소설 '삼국지연의'에서 묘사된 전설의 명의 화타의 초상화. 사진출처 : pngtree.com

갱년기 말고도 사회에 첫 진출하여 고된 업무를 감당해야하는 시기, 여성의 출산 직후 시기 등도 위험하다. 생활 패턴이 갑자기 바뀌는 시기이다 보니 면역체계도 같이 불안정해져 자가면역질환이 잘 발생한다. 본인이 느끼기에 건강상태가 예전과는 확연히 다르게 나빠진 것 같다가 어느 순간 증상이 시작되는 것이다.

자가면역질환은 아직까지 명확한 발병원인과 기전을 찾지 못했다. 유전적 요인,면역학적 요인,환경적 요인의 상호작용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이중에서도 특히 환경적 요인은 자가면역질환을 발병시키거나 악화시키는 촉발요인이 된다. 예를 들면 감염성 질환을 앓고 난 후, 외상을 당하고 난 후, 크게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체력소모가 심한 시기를 겪었을 때 등이다. 따라서 몸이 약해지는 시기에 몸관리를 해야 예방이 가능하다.

안타깝게도 특별히 몸관리를 잘못한게 없어도 자가면역질환에 걸릴 수 있는 유전적인자나 면역학적인자가 있는 사람들이 있다. 타고난 체질이 그렇다 하더라도 다행히 환경적 요인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면역질환이 잘 발병하지 않는다. 반대로 타고난 유전적인자나 면역학적 인자가 없던 사람이라도 몸을 혹사하여 면역체계가 교란되면 자가면역질환이 발병할 수 있다.

자가면역질환의 예방을 위해서는 환경적 요인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이는 스스로 과로와 스트레스, 욕심을 줄이고 내 몸을 사랑하는 생활태도가 필요하다. 옛말에 재산을 잃으면 적게 잃은 것이고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은 것이라 했다. 이미 중병에 걸리고 나면 화타와 같은 명의를 찾는다고 해도 과거의 내 몸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 건강할 때 혹은 몸이 조금 안 좋아졌다고 느낄 때부터 스스로 건강을 챙긴다면 화타가 필요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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