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선 기자의 건기식 돋보기] 가르시니아캄보지아추출물…먹으면서 감량? 믿어도 될까요
[장인선 기자의 건기식 돋보기] 가르시니아캄보지아추출물…먹으면서 감량? 믿어도 될까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1.2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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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 사이에서 소위 ‘핫(hot)하다’는 다이어트제품에는 하나같이 ‘가르시니아캄보지아추출물(이하 가르시니아)’이 들어있습니다. 열대식물인 가르시니아캄보지아에서 추출한 HCA(하이드록시구연산)성분이 탄수화물의 지방합성을 억제한다고 밝혀지면서 주목받기 시작했죠.

실제로 1997~2006년 해외에서 진행된 10여건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체질량지수가 26 이상(20~24 정상)인 성인에게 HCA를 하루 750~2280mg씩 8주간 섭취한 결과 ▲체중 ▲체지방량 ▲BMI ▲에너지섭취량이 각각 의미 있게 감소했답니다. 식약처도 효과를 인정해 가르시니아를 무려 1등급원료로 지정했습니다(건기식원료는 1~3등급으로 나뉨).  

건기식업체들은 ‘먹으면서도 살을 뺄 수 있다’며 앞 다퉈 제품을 내놨고 나름대로 효과를 본 사람들은 SNS에 먹을 것 다 먹어도 몸무게는 그대로라며(심지어 빠졌다며) 체중을 과감히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연구결과 자체에 심각한 우려를 표합니다. 다이어트에서 가장 중요한 건 효과가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가인데 8주간의 연구기간은 너무 짧다는 겁니다. 또 몸에는 항상성이 있어 처음에는 효과를 봐도 나중에는 지방이 쉽게 차단되지 못한답니다.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국내외 연구문헌 80편을 분석한 결과 국내 1명을 포함, 총 16명이 가르시니아 복용 후 급성간염, 간부전 등의 간 손상과 급성심근염·심장빈맥 같은 심장질환을 겪었고 부작용으로는 횡문근융해증, 황달, 위장관통증, 설사, 수면장애 등이 보고됐습니다.

판매를 중단하고 안전성을 재조사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보건의료연구원은 제품과 부작용 간 직접적인 연관성이 밝혀지지 않은 만큼 판매중단은 성급한 결정이라며 “추가연구를 진행해 최종연구결과를 도출하겠다”는 기약 없는 말만 남겼습니다. 식약처도 단순히 주의사항을 보완하는 데 그치고 말았죠.  그런데 설령 주의사항을 보완한다 한들 제품 뒤에 깨알 같이 적힌 글씨를 꼼꼼히 읽어보는 소비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요.

가르시니아는 ‘탄수화물을 다이어트의 절대 악’으로 생각하는 여성들에게 로또 같은 존재였을 겁니다. 365mc 식이영양위원회 김우준 위원장은 “탄수화물이 부족해지면 우리 몸은 근육에서 에너지를 빌려 써 근 손실이 발생, 결국 요요현상이 쉽게 오는 몸이 될 수 있다”며 “다이어트를 할 때도 적정량의 탄수화물 섭취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올해는 부디 장기적인 효과는 물론, 안전성이 보다 명확히 밝혀져 여성들이 가르시니아의 환상에서 벗어날 수 있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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