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원 원장의 유방암 바로 알기] 유전성유방암, 안젤리나 졸리 무작정 따라해도 될까?
[김성원 원장의 유방암 바로 알기] 유전성유방암, 안젤리나 졸리 무작정 따라해도 될까?
  • 김성원 대림성모병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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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원 대림성모병원장
김성원 대림성모병원장

지난 2013년 유명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예방적 유방절제술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됐다. 안젤리나 졸리는 어머니가 난소암, 이모가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본인 역시 유전성유방암의 원인이 되는 BRCA1 유전자의 변이를 보유하고 있었다.

만일 졸리가 70세까지 생존한다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87%, 난소암에 걸릴 확률은 50%에 달했다. 따라서 졸리는 유방암의 발병확률을 낮추기 위해 양쪽 유방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안젤리나 졸리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유전성유방암은 우리 몸의 특정 유전자가 원인이 돼 발생하는 유방암으로 전체 유방암환자의 5~10%를 차지한다.

유방암의 원인 유전자 중 잘 알려진 것이 BRCA1·2 유전자다. 일반적으로 여성이 일생 동안 유방암 진단을 받을 가능성은 약 5%에 불과하지만 유전성유방암을 일으키는 BRCA 유전자의 변이를 갖고 있는 경우 40∼80%로 가파르게 높아진다.

유전성유방암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BRCA 유전자 검사가 필요한 경우는 ▲자신이 유방암 또는 난소암으로 진단되고 가족 및 친척에서 1명 이상 유방암 또는 난소암이 있는 경우 ▲유방암·난소암이 동시에 발병한 경우 ▲40세 이전에 유방암이 진단된 경우 ▲유방암이 양쪽 유방에 모두 발병한 경우 ▲유방암과 함께 다른 장기에도 암이 있는 경우 ▲남성에게서 유방암이 발병한 경우 ▲상피성 난소암이 발병한 경우다.

만일 유전자검사에서 유전자 변이가 발견됐다면 발견된 사람의 부모, 형제, 자녀 역시 유전자 검사를 받아야한다. 변이 유전자가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은 50%에 가까우며 형제 역시 유전자 변이를 갖고 있을 확률이 50% 이상으로 매우 높다.

물론 무분별한 유전자검사는 지양해야한다. 검사결과에 따른 환자들의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사회적 차별, 보험에서의 차별 등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검사결과가 자살이나 이혼 등 만만찮은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예방적 유방절제술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한 후 결정해야한다. 글로벌 스타 안젤리나 졸리 역시 의료진과 여러 번의 상담과 고심 끝에 양측 유방을 절제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BRCA 변이 보인자라고해서 모두 유방을 절제해야할까? 그건 아니다. 한국유방암학회에서 권고하는 바처럼 BRCA 변이 보인자는 18세부터 매월 유방 자가검진을 하고 25세부터는 6개월 간격으로 전문가에 의한 유방검진을 받아야한다.

유방암 조기진단을 위해서는 25세부터 1년 간격으로 MRI 촬영을 시작하고 30세부터는 매년 유방 MRI와 유방 X선 촬영을 받아야한다. 좀 더 적극적인 예방을 위해서는 타목시펜 및 피임약 등의 약물을 복용할 수 있다.

난소암 예방을 위해서는 40~45세 사이에 예방적 난소절제술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유방의 예방적절제술은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고려해 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암에 대한 지나친 염려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BRCA 유전자 변이가 있더라도 정기검진, 약물복용 등 적극적인 예방조치를 취하면 된다. 병을 이겨낼 수 있다는 신념과 의지가 있다면 유방암으로부터 자신의 소중한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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