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퉁퉁 부은 우리집 고양이, 혹시 사구체신염?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퉁퉁 부은 우리집 고양이, 혹시 사구체신염?
  •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ㅣ정리·양미정 기자 (certain0314@k-health.com)
  • 승인 2019.01.28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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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사구체신염은 신장에 사구체라는 부위에서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을 의미한다. 그럼 사구체는 무엇일까? 

신장의 여러 기능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여과’, 필터링 기능이다. 이는 정수기에서 일어나는 여과와 같은 원리로 생각하면 된다. 단, 차이점은 정수기는 물 이외 몸에 해로울 수 있는 고체 성분을 필터링을 통해 분리해 깨끗한 물을 만드는 것이고, 신장에서 일어나는 여과는 혈액 성분 중에 유용한 고체 성분은 보존하고 불필요한 액체성분(오줌)은 몸 밖으로 버린다는 것이다.

신장에서 이 ‘여과’기능을 담당하는 부위가 바로 ‘사구체’라는 부위고, 가루 혹은 액체 등을 거르는 ‘체’역할을 하는 부위로 생각하면 된다. 이 사구체에 생기는 질환이 사구체신염이라는 질환이다. 사구체신염은 기전으로 볼 때 면역매개질환인데, 면역매개질환이란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자기의 몸이 자기의 사구체를 공격하여 염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이러한 이상 면역체계는 보통 다른 질환 때문에 발생한다. 특히 고양이에서는 고양이백혈병바이러스와 고양이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에서 나타날 수 있다(2017년 1월 16일자 칼럼). 그밖에 고양이전염성복막염바이러스 감염(2017년 3월 20일자 칼럼)과 기타 다른 세균 감염에 의해 나타날 수도 있다. 또한 만성적인 농피증, 구내염, 심장사상충감염, 종양, 췌장염 등의 질환에서 이차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사구체신염이 의심되는 경우 이러한 기저질환이 있는지 꼼꼼하게 확인해봐야 한다.

사구체신염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크게 두 가지다. 혈액 중에 단백질이 부족해 다리, 얼굴 등이 붓고 복수가 차는 형태와 좀더 진행하여 신장의 기능이 떨어진 만성신장병으로 나타나는 형태다. 위에서 말한 ‘체’역할을 하는 사구체에 문제가 생기면 필터링을 제대로 하지 못해 몸에 꼭 필요한 다량의 단백질이 오줌을 통해 몸 밖으로 빠지게 된다. 이는 결국 혈액 중에 단백질 농도를 낮추게 되고 단백질 농도가 낮아지면 조직 내에 수분을 보존하지 못해 조직 밖, 예를 들어 피부와 근육 사이(피하부종), 배 안에 장기 사이 공간으로(복수) 물이 빠지게 된다. 

단, 필자의 경험으로 볼 때, 사구체신염으로 이렇게까지 증상이 나타나는 고양이보다는 요검사상에서 우연히 단백뇨가 많이 검출되는 고양이가 더 많았다. 어떻게 보면 더 나빠지기 전에 운이 좋았다라고 할 수 있는데, 단백뇨 수치가 높은 아이들에선 사구체신염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선 신장 생검까지 진행해야 하나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치료에 있어서 위에서 언급한 기저질환이 있다면 확인 후 우선적으로 이에 대한 치료 및 관리를 해야 한다. 그 밖에 여러 약물들을 고려하는데 면역매개 질환의 특성 상 비정상적인 면역체계를 잡는데 스테로이드가 필요하며,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장기적인 복용이 필요할 수 있다.

이전에 다루었던 고양이 만성신장병(2017년 9월 18일자 칼럼)에서도 단백뇨가 중요한 초기 평가 항목이다. 단, 사구체신염은 만성신장병보다 다량의 단백질이 오줌으로 빠지는 질환으로 단백뇨 수치가 높은 경우 만성신장병 이상으로 좀더 주의를 갖고 지켜봐야 함을 잊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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