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기름진 설음식, 강아지에게 무심코 주면 큰일 나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기름진 설음식, 강아지에게 무심코 주면 큰일 나요!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유치원 대표원장ㅣ정리·양미정 기자 (certain0314@k-health.com)
  • 승인 2019.01.2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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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유치원 대표원장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유치원 대표원장

민족의 대명절 설이 일주일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고단한 일상을 잊고 모처럼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꽃을 피울 생각에 벌써 마음이 푸근해진다. 한편으로는 새해 다이어트 계획을 잠시 접어두게 만드는 설음식도 떠오른다. 노릇노릇 달걀옷 입은 전과 바삭바삭 고소한 튀김 등. 설 연휴에는 기름진 음식의 유혹을 떨칠 수 없다. 

설연휴를 사람과 함께 보내는 강아지도 마찬가지다. 워낙 모든 음식의 유혹에 약하긴 하지만 말이다. 강아지가 상 근처에서 간절한 눈빛을 마구 발산하면 사람은 먹던 전이나 튀김을 건넬 수 있다. 이때 사달이 날 가능성이 작지 않다. 강아지는 기름진 음식을 조금만 먹어도 끔찍한 통증을 일으키는 췌장염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설 연휴에 강아지가 동물병원을 찾는 가장 흔한 이유가 바로 췌장염 발병이다. 

췌장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식사거부다. 그렇게 먹기 좋아하는 강아지가 음식을 마다한다면 보호자는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쉽게 눈치챌 수 있다. 식사 거부뿐 아니라 탈수, 구토, 설사 등을 함께 보이는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도 강아지는 끔찍한 통증에 시달린다. 이 통증은 췌장의 기능과 직결된다.

췌장은 강력한 소화효소를 분비한 후 십이지장으로 보내 음식물 소화를 돕는다. 그런데 소화효소에 제일 먼저 노출되는 췌장은 어떻게 무사할(?) 수 있을까? 소화효소는 십이지장으로 이동하는 동안에는 비활성화 상태이기 때문이다. 십이지장에 도달해야 활성화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한다. 그런데 어떤 원인으로 소화효소가 조기에 활성화한다면 췌장과 주변 장기를 소화하고 염증을 일으킨다. 이를 췌장염이라 한다. 장기가 소화되니 당연히 통증이 엄청날 수밖에 없다. 

어떤 질환이든 마찬가지지만 췌장염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치료해야 한다. 치료가 늦어질 땐 후유증이 남을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 따라서 강아지가 상기에 언급한 증상을 보이면 주저 말고 동물병원을 찾아야 한다. 

췌장염 치료는 주로 증상을 다스리는 약물사용, 수액처치, 혈장요법 등으로 한다. 보통 3일 이상 입원해야 한다. 단기간 금식한 후 저지방사료를 먹여 위장관계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더 토하지 않고 식욕과 활력이 돌아온다면 퇴원한다. 이후에도 동물병원을 규칙적으로 방문하여 췌장의 상태를 살펴야 한다. 췌장염은 얼마든지 재발할 수 있다. 따라서 꾸준히 저지방사료를 먹이도록 한다. 

췌장염은 강아지가 상한 음식을 먹어 발생할 수도 있다. 명절 음식은 한 번에 많이 만들어 두기 때문에 잘못 보관하면 상할 우려가 꽤 존재하니 이 점을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기름진 음식을 급여하지 말고 음식보관에도 신경 써 사람도 강아지도 건강한 설을 보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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