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피부에 모낭충이 득실거린다면?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피부에 모낭충이 득실거린다면?
  • 정현준 하남 파크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양미정 기자 (certain0314@k-health.com)
  • 승인 2019.01.3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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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준 하남 파크동물병원 대표원장
정현준 하남 파크동물병원 대표원장

예전에 TV에서 출연자의 얼굴 피부에서 채취한 샘플을 현미경으로 확대해 모낭충을 보여주던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같이 출연했던 패널 모두가 놀라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난다. 그런데 이 모낭충이 강아지의 피부에도 살고 전신에 피부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보호자는 얼마나 될까?

모낭충은 말 그대로 털이 자라나는 모낭이나 피지샘에 사는 곤봉형의 기생충이다. 정상적으로 거의 모든 강아지의 피부에 기생하며 각질과 피지를 먹고 살아간다. 모낭충 전파는 강아지가 출생 후 젖을 먹는 기간에 어미와 접촉해(어미의 모낭충이 새끼에게로 이동) 이뤄진다.

건강한 개체는 모낭충이 기생하더라도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선천적으로 면역계에 이상이 있는 경우 또는 성견이 되기 전 면역력이 약한 시기가 있었거나 만성질환으로 면역력이 저하된 경우에는 모낭충이 과증식하여 ‘모낭충증’이라는 피부병이 유발된다.

보통 3~6개월령의 강아지에게 발생하는 국소적모낭충증은 면역력이 충분히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모낭충이 증식해 발생한다. 주로 눈이나 코 주위에 발적, 탈모, 과색소침착 등의 증상을 보인다. 세균성피부염 등의 2차 감염이 발생하지 않으면 일반적으로 면역력이 좋아지면서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주로 어른 개에서 발생하는 전신적모낭충증은 특정질환에 의한 면역력 저하가 주원인이다. 이러한 질환으로는 ▲당뇨병, 부신피질기능항진증, 갑상선기능저하증 등의 호르몬성 질환 ▲심장사상충을 포함한 기생충의 감염 ▲종양 등이 있다. 임상증상은 역시 발적, 탈모, 과색소침착, 태선화 등이 있으며 심한 소양감 때문에 과도하게 핥거나 긁어서 생기는 피부 짓무름, 궤양도 발생할 수 있다. 안면부와 사지를 포함한 전신에서 피부병변을 볼 수 있다.

동물병원 내원 시 피부병을 감별하기 위해 염색검사나 배양검사, 램프검사 등을 실시한다. 모낭충증이 의심되면 피부소파검사(병변의 피부를 긁어내 현미경으로 검사하는 방법)를 실시한다. 이 검사에서 모낭충이 발견되면 확진한다. 전신적모낭충증의 경우 면역력 저하를 유발하는 원인을 찾기 위해 건강검진 수준의 검사를 진행한다.

예전에는 모낭충증 치료를 강한 약제로 약욕하며 오랫동안 진행해서 힘들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좋은 약이 많이 나와서 한결 수월하게 모낭충증을 치료할 수 있다. 단 동물병원 진료 없이 보호자가 임의로 예전에 받았던 피부연고를 발라주거나 하면 오히려 모낭충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면역력 저하를 유발한 기저질환을 치료하지 않으면 다시 모낭충증이 재발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검사 후 기저질환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모낭충은 모낭충증을 유발해 강아지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경고해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내 강아지의 건강상태를 알기보다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정확하게 강아지의 건강상태를 체크한다면 모낭충증은 보기 어려운 질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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