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뇌전증의 날] 고령사회 ‘뇌전증’주의보
[세계 뇌전증의 날] 고령사회 ‘뇌전증’주의보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2.11 0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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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고령화로 뇌전증 발병률↑
약물·수술 등으로 충분히 치료 가능
“색안경 벗고 지원 서둘러야”
최근 인구 고령화로 인해 뇌전증의 발병빈도가 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충분히 치료가 가능해진 만큼 편견을 버리고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이뤄져야한다.
최근 인구 고령화로 인해 뇌전증의 발병빈도가 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충분히 치료가 가능해진 만큼 편견을 버리고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이뤄져야한다.

과거에는 그저 불치병으로 여겨졌던 질환들도 이제는 얼마든지 치료 가능한 질환이 됐다. 의료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한 덕분이다.

대표적인 질환이 과거 간질로 불렸던 ‘뇌전증’이다. 여전히 질환에 대한 편견이 존재하지만 뇌전증은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신경계질환으로 환자수도 치매, 뇌졸중 다음으로 많다고 알려졌다. 무엇보다 최근 인구 고령화로 뇌전증의 발병률이 높아져 사회적인 지원을 서둘러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세계 뇌전증의 날(매년 2월 둘째 주 월요일)’을 맞아 질환의 중요성을 짚어봤다.

■노인 뇌전증 대부분 발견 쉽지 않아

뇌전증은 뇌신경세포의 정상적인 신호전달체계가 무너지면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비정상적인 신호가 발생해 몸의 움직임이 제대로 조절되지 못하고 근육이 경직되거나 떨리는 발작증상이 나타난다.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뇌졸중, 뇌염, 외상 등 뇌 손상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뇌전증의 발작증상은 손이나 얼굴, 팔 등 신체 일부분에서만 나타나기도 하지만 몸 전체에 발작이 나타나면 정신을 잃거나 호흡곤란을 일으킬 수 있다. 어딘가를 멍하게 쳐다보거나 입을 쩝쩝 다시거나 주변의 물건을 만지작거리는 등 의미없는 행동을 반복하는 증상도 흔히 나타난다.

노인의 경우 뇌전증의 증상이 비교적 약하게 나타나 더욱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어딘가를 멍하게 응시하다 이내 하던 활동을 다시 하는 증상이 대부분이어서 주변 사람도 자연스런 노화현상쯤으로 여기기 쉬운 것이다. 특히 가족들은 부모님이 고령일수록 사소한 행동변화에도 관심을 기울여야한다.

■발작패턴 기록, 응급대처법 숙지

가족 등 주변인들은 환자가 발작으로 인해 다른 신체부위에 해를 입지 않도록 신속하게 대처해야한다.

몸 전체를 심하게 떠는 전신발작을 보인다면 환자를 안전한 곳에 눕히고 고개를 돌려준 뒤 넥타이나 벨트 등을 느슨하게 해 숨을 쉴 수 있게 해야한다. 주변에 위험한 물건은 치운다.

간혹 환자가 혀를 깨물지 못하게 입 안으로 손가락을 넣는 경우가 있는데 매우 위험하다. 발작이 나타날 때는 근육이 강하게 경직돼 순간 손가락이 잘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발작증상이 심하다면 바로 119에 연락한다.

특히 가족들은 평소 환자의 발작부위와 발작 전 전조증상, 지속시간 등을 꼼꼼하게 기록해두는 것이 좋다.

■약 복용 꾸준히, 컨디션 관리 필수

건강관리앱 ‘마이테라피(MyTherapy)’의 약 복용 알림 화면.

뇌전증은 보통 수술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면 약물로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10명 중 7~8명은 약 한두 가지로 증상이 완전히 없어질 정도로 약물치료가 잘 되는 편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임의로 약을 끊지 말고 주치의의 지시에 따라 꾸준히 약을 복용해야한다.

약 먹는 것을 자주 잊어버린다면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일례로 독일에서 개발된 ‘마이테라피(MyTherapy)’ 앱은 단순히 복약시간을 알려주는 것을 넘어 내가 어떤 약을 먹고 건너뛰었는지 복용기록을 남길 수 있다.

또 체중, 혈압, 혈당 등 건강관리를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수치 등을 기록할 수 있어 평소 컨디션을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이 모든 기록은 주치의와 공유할 수 있어 추후 병원을 방문했을 때 훨씬 편리하게 상담받을 수 있다.

꾸준한 약 복용과 더불어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생활리듬이 깨지거나 피로감이 심하면 발작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6시간 이상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금주·금연을 실천한다.

■심리문제도 동반, 사회적 관심·지원 절실

뇌전증은 불안과 우울감 등 심리적인 증상도 동반된다. 느닷없이 나타나는 증상에 환자 자신도 적응하기 쉽지 않은 데다 뇌전증에 대한 편견까지 더해져 사회로부터 고립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때 가족들의 지지는 매우 큰 힘이 된다. 병을 극복하는 일이 오롯이 환자의 몫이 아님을 인식시켜주고 치료과정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지지하고 격려해준다.

또 인구 고령화에 대비해 뇌전증이 치매와 더불어 눈여겨봐야할 질환임을 우리 모두 인식하고 사회적인 관심과 지원을 촉구해야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화사회를 향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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