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 눈여겨봐야 할 ‘성격장애’…진단기준 쉬워진다
현대사회 눈여겨봐야 할 ‘성격장애’…진단기준 쉬워진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2.12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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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개정 이후 30년 만에 변화 시도
서울백병원 김율리 교수 아시아대표로 참여
5가지로 성격 분류, 진단연령 유연해져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사회 속에서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정신질환이 또 하나 있다. ‘성격장애’가 바로 그것이다. 질환의 하나인 줄 모르는 사람도 많지만 WHO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7% 이상이 성격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격장애는 개인의 성격적인 특성으로 인해 상대방이 당황할 수 있는 행동과 감정을 표출할 수 있어 대인관계에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는다.

평소 괜찮다가 스트레스 상황이 되면 성격이 괴팍해지거나 자신 및 상대방에게 지나친 완벽을 요구하거나 다른 사람들을 조종하고 이용하려는 등 유형도 매우 다양하다. 스스로 감정과 행동을 통제하지 못하는 경우도 성격장애일 수 있다.

이 가운데 다소 복잡하고 제한적이었던 성격장애의 진단기준이 30여년 만에 새롭게 바뀐다는 소식이다.

세계보건기구는 국제질병분류(ICD,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제11판(ICD-11)에서 성격장애 진단기준을 변경, 2022년부터 전 세계 회원국에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1990년 제 10판 개정 승인 이래 30여 년 만이다.

김율리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김율리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특히 이번 개정에는 아시아권 대표자로 유일하게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율리 교수가 참여했다.

김율리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새롭게 바뀐 성격장애의 진단기준은 다음과 같다. 우선 지금까지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만 성격장애 초발진단이 가능했다. 하지만 개정된 진단기준에서는 발병연령 제한이 유연해져 청소년부터 중장년과 노년층까지도 성격장애 초발진단이 가능하게 됐다.

분류방식도 기존의 범주형 대신 성격형태를 ▲부정적 정동(감정, 정서) ▲강박 ▲고립 ▲반사회성 ▲탈억제의 5가지 차원으로 나누고 모든 성격 체계에서 진단의 심각도를 도입했다. 또 ‘성격곤란’이라는 하위증후군을 새롭게 포함해 진단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미한 성격문제를 보이는 경우도 진단할 수 있게 했다.

김율리 교수는 “이번 개정에 참여해 정신과 환자를 치료하는 모든 분야의 실무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려고 노력했다”며 “만일 누군가 심각 수준의 성격장애 진단을 받는다면 이는 그 사람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제 국내 보건의료체계에서도 성격장애 진단기준 변화에 대한 이해와 그에 따른 정책적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정판은 2019년 5월 WHO 총회 승인 후 2022년 1월 1일부터 WHO 소속 194개 회원국에 발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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