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한 달 지나면 자연치유, 증상 지속되면 ‘뇌진탕 후 증후군’ 의심
오늘처럼 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철에는 낙상사고가 빈번히 일어난다. 보건복지부 자료(2011년~2015년)에 따르면 겨울철 낙상사고로 인한 입원환자 발생률은 타 계절 발생률에 비해 11% 높았다.
물론 낙상이 단순한 찰과상으로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손목‧고관절‧척추 등의 골절로 이어질 수 있으며 머리를 다치는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특히 주의해야한다.
■두통‧어지럼증 등 증상 있어도 검사상 문제없으면 안심?
머리를 다쳐 발생하는 주요 급성 증상은 두통, 어지럼증, 구역, 구토 등이다. 낙상 후 이러한 증상을 앓는다면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실제로 뇌진탕(뇌 구조의 이상은 없으면서 외부 충격으로 인해 일시적인 기능부전이 생기는 경우)인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신희섭 교수는 “두부 외상 후 두통, 어지럼증, 구역, 구토 등의 증상이 있어 CT 또는 MRI 등 영상 검사를 했는데 골절, 뇌출혈 등의 뚜렷한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뇌진탕을 의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Tip. 일반적인 뇌진탕의 진단 기준
① 두부 외상 후 의식은 비교적 명료하다.
② 20분 미만의 의식 소실이 있다.
③ 마비 등의 국소 신경학적 결손이 없다.
④ 외상 후 기억 소실이 24시간 미만이다.
뇌진탕은 CT만으로 충분히 검사할 수 있으며 MRI가 필요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
■뇌진탕, 4주 지나도 회복 안 되면 ‘뇌진탕 후 증후군’ 의심
뇌진탕으로 인한 증상은 보통 발생 2주 전후로 호전되면서 4주 후 해소된다. 약물치료 및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면 일부 증상은 단기간에 호전될 수 있지만 완전히 회복되려면 기본적으로 2~4주의 회복기간이 필요하다. 이 기간만큼은 치료를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
하지만 환자에 따라 뇌진탕 증상이 몇 달씩 이어지는 예도 있다. 이러한 경우를 ‘뇌진탕 후 증후군’이라고 한다. 만성두통, 전정기관 기능의 저하, 경추근육의 경직 및 약화 등으로 인해 뇌진탕 증상이 지속되는 것.
이에 우울감, 불안장애를 호소하는 사례도 있으며 지속적인 약물치료로 인한 소화기능 저하가 동반되기도 한다. 드물게는 인지기능의 저하, 단기 또는 장기 기억의 저하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가볍다고 내버려두면 안돼…증상 지속되면 병원서 진료받아야
뇌진탕은 비교적 가벼운 두부 외상이다. 하지만 두통, 구역 등의 증상은 심하게 나타나고 때때로 장시간 지속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머리를 다친 후 두통, 어지럼증, 구역, 구토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외상성 뇌 손상이 있는지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신희섭 교수는 “통증, 어지럼증 등 신체 증상에 대한 치료와 함께 우울, 불안감 등에 대한 정신건강의학적인 접근이 동반돼야한다”며 “증상에 맞는 치료를 시행해야 빠르고 완전한 회복을 얻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만성 경막하 출혈’, 뇌졸중과 비슷하지만 CT로 간단히 진단 가능
낙상 후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수주~수개월 후 두통, 반신마비, 보행·언어장애 등의 증상이 생기면 ‘만성 경막하 출혈’을 의심해야한다. 두부 외상 당시 매우 작은 혈관이 손상돼 출혈이 생기면 두개강 내에 서서히 피가 고여 어느 순간 갑자기 증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
만성 경막하 출혈은 뇌졸중의 증상과 비슷해 오인하기 쉽지만 뇌전산화단층촬영(CT)만으로 간단히 진단할 수 있고 수술로 완치할 수 있다.
Tip. 외상 발생 후 이런 증상이 있다면 병원으로!
①구역질, 구토를 동반하는 두통
②의식이 혼미해지며 졸음이 오는 경우
③의식을 잃는 경우
④말이 어눌해진 경우
⑤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경우
⑥코나 귀로 맑은 액체나 피가 나오는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