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분뇨 먹는 고양이…식분증 원인과 해결법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분뇨 먹는 고양이…식분증 원인과 해결법
  • 박자실 부산동물병원 다솜고양이메디컬센터 내과원장ㅣ정리·양미정 기자 (certain0314@k-health.com)
  • 승인 2019.02.1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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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자실 부산동물병원 다솜고양이메디컬센터 내과원장
박자실 부산동물병원 다솜고양이메디컬센터 내과원장

며칠 전 모두를 충격에 빠지게 만든 사건이 있었다. 어린 강아지를 분양받은 사람이 분양처에서 강아지를 집어던져 죽게 만든 것. 분양받은 강아지가 식분증 증세를 보여 환불을 요구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저지른 일이었다. 이것은 생명의 존엄과 동물권을 완전히 무시한 비인간적인 행동으로 비난받아야 마땅하다. 그런데 다른 측면에서 보면 식분증에 대한 이해가 너무나 부족했기에 일어난 일이기도 하다. 

강아지에게서 주로 발생하는 식분증은 고쳐지지 않는 것도, 타고난 하자도 아니며 적절한 치료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고양이에게서 발생하기도 한다. 오늘은 이 고양이 식분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려 한다.

고양이 식분증은 강아지에 비해 낮은 비율로 발생한다. 어미 고양이가 새끼의 분뇨를 먹는 일은 육아 행위에서 동반되는 일이니 논외로 한다면 고양이에게서 식분증이 나타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우선 수의학적인 원인으로 식분증이 있는 고양이에게서 찾을 수 있는 건강상의 문제는 ▲영양 부족 ▲장내 기생충 ▲만성 설사 ▲췌장염 ▲당뇨 ▲갑상선기능항진증 등이다. 두 번째는 행동학적 원인으로 고양이의 심리 상태와 관련되어 있다. ▲분리 불안 ▲환경 변화 ▲놀이 시간 부족 ▲배변 실수 후 심한 꾸중 등이 이에 해당하며 수의학적 원인보다는 행동학적 원인에 따른 식분증 사례가 더 많다. 

그렇다면 고양이의 식분증을 해결하기 위해 보호자는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 첫째로 최대한 빨리 고양이가 배설한 분변을 없애야 한다. 이 방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이고 일정한 양의 밥을 줘서 배변 시간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화장실 사용은 아침에 일어나서 30분 이내, 밥 먹고 30분 이내, 운동 후 30분 이내에 하는데 이 시간에 바로 배변을 치워주는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은 분변의 맛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단백질이 풍부한 사료보다는 식이섬유가 많은 사료가 풍미가 적어 도움이 된다. 삶은 시금치나 신선한 파인애플을 먹이는 것도 변의 맛을 바꾸는 데에 효과적이다. 고양이의 분변에 매운 소스나 식초를 뿌려 변의 맛에 대한 나쁜 기억을 심는 방법도 있지만 이 방법은 배탈을 유발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세 번째 방법은 아무 관심도 주지 않는 것이다. 식분증을 보이는 고양이에게 놀라고 당황하는 반응을 보이면 이것을 모두 관심으로 받아들여 오히려 식분 증세가 더욱 심해질 수도 있다. 증상을 보일 때 고양이에게 관심을 거두고 다른 일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점차 호전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동물에겐 사람과 닮은 부분도 있지만 다른 부분이 더 많다. 사람의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고 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돌을 던져선 안 되며 그렇기에 우리는 그들의 특성을 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다시는 동물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그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또 안타깝게 별이 된 강아지가 지금은 따뜻한 곳에 있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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