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토실토실 반려동물, 귀엽지만 다이어트 필요해!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토실토실 반려동물, 귀엽지만 다이어트 필요해!
  • 정현준 하남 파크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양미정 기자 (certain0314@k-health.com)
  • 승인 2019.02.21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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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준 하남 파크동물병원 대표원장
정현준 하남 파크동물병원 대표원장

진료를 하다 보면 강아지의 체중만 알려주고 살이 쪘는지 묻는 보호자를 종종 만난다. 하지만 살이 쪘는지 아닌지는 체중만으로는 알 수 없다. 강아지들의 체격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체중이라도 체격이 크면서 마른 개체가 있고 체격이 작으면서 뚱뚱한 개체가 있을 수 있다. 오늘은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보통 강아지나 고양이는 마른 경우보다 과체중인 경우를 더 많이 볼 수 있다. 왜 그런지 생각해보자. 우선 우리나라의 보호자는 통통한 반려동물을 더 좋아한다. 그리고 시중에는 보호자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하는 사료와 간식의 종류가 너무나 많다.

보통 사료포장 뒷면에는 체중 구간별로 표준체격의 반려동물에게 하루에 어느 정도의 양을 급여하라고 표기돼있다. 이러한 지침에 따라 급여하는 보호자도 있겠지만 대부분 보호자는 어림짐작으로 보기에 적당한 정도의 양을 급여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추가로 간식, 과일 등을 주는 경우 일일권장 칼로리섭취량을 쉽게 넘어가게 되고 이는 과체중 또는 비만으로 이어진다.

중성화수술 후에 호르몬 변화로 수술 이전과 똑같은 양의 사료를 급여하는데도 살이 찌는 경우도 있다. 이외에 특정질병에 의해서 실제로 살이 찌는 경우도 있고, 복수가 차거나 복부의 살이 늘어져 살이 찐 것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에는 체중관리도 중요하겠지만 현재의 건강상태를 체크해 질병의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받아야 한다.

동물병원에서는 BCS(Body Condition Score)라는 신체충실지수를 기준으로 살이 쪘는지 말랐는지를 판단한다. BCS는 5단계 또는 9단계로 된 기준을 적용하는데 단계의 세분화 정도만 다를 뿐 두 측정방법의 결과는 거의 비슷하다. 갈비뼈와 척추, 그리고 허리의 라인을 기준으로 단계를 구분한다. 단계가 높을수록 살이 찐 것이다. BCS가 적정단계 이상일 경우 체중관리가 필요하다. 반려동물이 비만할 경우 관절질환, 심혈관질환, 호르몬성질환 등 여러 가지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체중을 줄이는 방법은 첫째로 운동을 하는 것이다. 하루 30분 정도의 정기적인 산책만으로도 신진대사를 활성화해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두 번째 방법은 식이조절이다. 체중에 맞는 사료량을 급여하고 사료 외의 음식은 제한한다. 체중조절을 위한 처방식사료가 여러 종류 나와 있으며, 그 효과 또한 매우 좋으므로 이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운동과 식이조절을 같이 할 수 있다면 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고양이의 경우 산책을 통한 칼로리 소비가 어렵기 때문에 과체중 이상이라면 간식량을 줄이고 처방식사료를 급여하는 방법이 적합하다. 그리고 실내에서 활동량을 늘릴 수 있게 하루에 일정시간 보호자가 놀아주는 게 체중관리에 매우 도움 된다.

지금까지 내 반려동물의 통통한 모습을 귀여워했더라도 앞으로는 이 통통함이 여러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반려동물의 체중관리를 해야 하겠다. 다음에 동물병원에 방문할 경우 꼭 BCS를 체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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