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규의 자가면역질환 이야기] ⑱관절염이라고 다 같은 관절염? 류마티스관절염 VS 퇴행성관절염
[이신규의 자가면역질환 이야기] ⑱관절염이라고 다 같은 관절염? 류마티스관절염 VS 퇴행성관절염
  • 이신규 위너한의원 대표원장ㅣ정리·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9.02.2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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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규 위너한의원 대표원장
이신규 위너한의원 대표원장

일반적인 관절염은 크게 류마티스관절염과 퇴행성관절염으로 구분 된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유병률 1% 남짓한 희귀질환이라 덜 알려졌다.

반면 퇴행성관절염은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흔히 겪기에 병명이 널리 알려져 있다. 한의원을 찾는 많은 분들이 퇴행성관절염 때문에 아픈데 나이가 들어 어쩔 수 없다며 한탄 하시곤 한다. 하지만 나이가 지긋이 드신 노인 분들 중에도 퇴행성관절염이 없는 분들이 엄연히 계신다.

거꾸로 비교적 젊은 나이인 40, 50대에 퇴행성관절염이 시작되시는 분들도 계신다. 이를 보면 퇴행성관절염의 원인을 단순 노화라고 설명하기는 힘들다.
 
무릎퇴행성관절염과 가장 유사한 한방 병명은 동의보감에 기록되어 있는 ‘학슬풍(鶴膝風)’이다. 학슬풍은 무릎이 붓고 아프면서 다리 살이 빠진다. 모습이 마치 학의 무릎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학슬풍은 신음(腎陰)이 허한 데다 풍(風), 한(寒) 등이 다리에 침입하여 생긴다고 적혀있다. 몸이 약해진 상태라는 내부적요인과 환경적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무릎관절염이 발병한다고 되어 있다. 단순히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생긴다는 표현은 없다.
 
현대 의학에서도 나이 외에 퇴행성 관절염의 유발 요인들에 대한 연구들이 보고 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AGE(최종 당화 산물)와 콜레스테롤이 대표적이다.

AGE는 정상적으로 대사되지 못한 혈당이 변형된 최종 형태다. AGE는 정상인이라 하더라도 당 대사기능이 떨어지거나 고혈당을 유발하는 잘못된 식습관으로 생성될 수 있다. 비정상적인 당 대사과정으로 생성된 AGE는 당뇨합병증을 유발할 뿐 아니라 연골조직에 축적되면서 서서히 관절염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은 무릎이 학 다리의 마디처럼 보인다고 해서 명명된 학슬풍(사진=pngtree).

퇴행성관절염의 유발요인에 관한 국내 연구진의 발표가 국제학술지인 ‘네이처’에 실렸다. 제대로 대사되지 못한 콜레스테롤이 연골에 축적되어 관절 염증을 유발하는 것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연구였다. 퇴행성관절염이 단순히 노화에 따른 부수적인 질병이 아니라 동맥경화처럼 콜레스테롤 대사에 의해서 유발될 수 있는 대사성질환임을 밝혀낸 것이다.
 
이는 퇴행성관절염이 있는 노인 환자들뿐 아니라 젊은 세대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잉 영양섭취와 운동부족이 비만과 성인병뿐만 아니라 퇴행성관절염으로 고통 받을 확률까지 높게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AGE 생성을 줄이고 콜레스테롤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려면 양질의 탄수화물과 지방을 섭취해야 한다. 단맛이 강한 설탕이나 첨가물이 들어간 음식을 피하고 잡곡밥처럼 혈당을 천천히 올리고 인슐린 분비를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는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육류나 생선을 먹을 때는 불에 굽거나 기름에 튀기지 말고 삶아 먹는 방식으로 먹으면 나쁜 지방 섭취를 줄일 수 있다.
 
이런 내용을 이해하고 식습관을 잘 지키면 불필요한 염증반응을 줄여줄 수 있다. 그래서 필자의 경우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자가면역질환 환자들에게 꼭 설명을 해드리고 있다. 이는 비단 자가면역질환 뿐 아니라 다른 수많은 질환들의 예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과식하지 말 것, 많이 움직일 것, 규칙적으로 생활할 것, 오래 전부터 잘 알려진 건강관리법이지만 과학이 더 발전하고 세월이 흘러도 그 중요성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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