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면서 소리지르거나 과격하다면…‘치매·파킨슨’ 위험군
자면서 소리지르거나 과격하다면…‘치매·파킨슨’ 위험군
  • 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9.03.1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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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발성렘수면행동장애 12년 후 신경퇴행질환 73.5%
서울대병원 등 세계 11개국 1280명 환자 장기추적
연구결과, 자면서 소리를 지르거나 과격하게 행동하는 특발성렘수면행동장애 환자는 연간 약 6.3%, 12년 후에는 무려 73.5%가 신경퇴행질환으로 이어졌다. (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자면서 소리를 지르고 과격한 행동을 보이는 ‘특발성렘수면행동장애’ 환자를 장기추적한 결과 3/4이 파킨슨, 치매 등 신경퇴행질환이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세계 11개국, 24개 센터의 수면 및 신경전문가들이 특발성렘수면행동장애 환자를 조사한 결과가 뇌과학분야 국제적학술지 ‘Brain’ 최근호에 게재됐다. 주로 북미, 유럽의 의료기관에서 시행한 이번 연구에 아시아에서는 서울대병원 신경과 정기영 교수가 유일하게 공동연구자로 참여했다.

렘수면은 몸은 자고 있지만 뇌는 깨어있는 상태로 대부분 이때 꿈을 꾼다. 렘수면 때는 근육이 이완돼 움직이지 않는 것이 정상이지만 특발성렘수면행동장애 환자는 근육이 마비되지 않고 긴장돼 꿈 속 행동을 그대로 재현하게 된다.

따라서 외상이 자주 발생하는데 전체인구에서 유병률은 약 0.38~0.5%이고 우리나라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2.01%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수면다원검사로 확진된 특발성렘수면행동장애 환자 1280명을 대상으로 추적 관찰했다.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66.3세였고 평균 추적관찰기간은 4.6년, 최장 19년이었다. 치매와 파킨슨증 발생률 및 신경퇴행질환 위험도 예측은 각각 ‘카플란-마이어’와 ‘콕스 비례위험’ 분석을 통해 평가했다.

연구결과, 특발성렘수면행동장애 환자는 연간 약 6.3%, 12년 후에는 무려 73.5%가 신경퇴행질환으로 이행됐다. 신경퇴행질환 위험요인으로는 운동검사이상, 후각이상, 경도인지장애, 발기장애, 운동 증상, 도파민운반체 영상 이상, 색각이상, 변비, 렘수면무긴장증 소실, 나이 등 이었다.

렘수면 때는 근육이 이완돼 움직이지 않는 것이 정상이지만 특발성렘수면행동장애 환자는 근육이 마비되지 않고 긴장돼 꿈 속 행동을 그대로 재현하게 된다.

특발성렘수면행동장애는 파킨슨병, 루이소체 치매와 다계통위축증 등 신경퇴행질환 전단계로 여겨진다. 따라서 이 질환으로 진단했을 때 신경퇴행질환으로의 이행률과 진행 예측인자를 정확히 추정하면 신경보호치료가 가능할 수 있다.

신경퇴행질환처럼 특발성렘수면행동장애 역시 완치할 수 있는 약제가 없어 조기발견해도 치료를 기대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다른 신경퇴행질환의 경우 치료를 일찍 시작하면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특발성렘수면행동장애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경퇴행질환으로 발병될 위험이 큰 환자를 미리 예측해 좀 더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이후 환자 삶의 질이 훨씬 향상될 수 있다.

정기영 교수는 “특발성렘수면행동장애가 신경퇴행질환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다기관 장기추적으로 밝힌 첫 연구이며 추가적으로 신경퇴행질환의 다양한 위험인자들도 함께 알아냈다”며 “특히 한국인 환자의 데이터도 같은 양상으로 확인된 것이 이번 연구의 큰 의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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