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의 눈에 안개가 꼈어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의 눈에 안개가 꼈어요!
  • 김성언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ㅣ정리·양미정 기자 (certain0314@k-health.com)
  • 승인 2019.03.15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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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언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김성언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오늘 아침에도 미세먼지가 극성이다. 안개가 자욱한 듯 뿌연 세상을 바라보면 건강이 걱정되지만 마음이 먼저 답답해진다. 청명한 풍경을 맘껏 감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은 미세먼지를 해결해주는 비나 바람의 존재가 참 소중하게 느껴진다. 한편으로는 미세먼지가 있건 없건 눈에 안개가 낀 것처럼 뿌연 세상을 봐야 하는 백내장 환자가 새삼 안쓰럽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반려동물에게도 흔한 백내장에 관해 다뤄보겠다.

백내장이란 눈에서 카메라의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질환이다. 자연히 환자의 시야도 뿌옇게 변하며 백내장이 많이 진행하면 결국 시력을 잃는다. 백내장은 진행 정도에 따라 초기, 미성숙, 성숙, 과성숙 단계로 나눈다. ▲초기 단계는 수정체 일부에 혼탁이 약간 보이는 상태 ▲미성숙 단계는 수정체의 혼탁이 명확하게 보이지만 반려동물의 시력이 아직 남아 있는 상태 ▲성숙 단계는 혼탁이 심해져 시력을 잃은 상태 ▲과성숙 단계는 수정체 내용물이 녹아내린 상태를 말한다.

당연히 백내장 발견이 빠르면 빠를수록 시력을 잃기 전에 치료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평소에 반려동물의 눈이 흐려졌는지 세심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또한 다음과 같은 행동을 보이면 꼭 백내장을 의심하고 동물병원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반려동물이 ▲낮에는 정상적으로 생활하지만 어두운 밤이 되면 움직이려고 하지 않거나 ▲이곳저곳에 잘 부딪히거나 ▲평소와 달리 계단 내려가는 것을 무서워하거나 ▲눈앞에서 물체가 움직이는데 전혀 반응하지 않는 행동 등이다.

백내장의 원인은 다양한데 그중 유전이 가장 흔하다. 백내장에 잘 걸리는 품종으로 코카 스파니엘, 골든 리트리버, 비숑, 보스톤 테리어, 슈나우져 등을 들 수 있다. 노화도 강력한 원인이다. 이 경우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또 다른 질환 ‘핵경화증’과 백내장을 구분해야 한다. 핵경화증은 수정체의 정상적인 노령성 변화로 생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수정체 바깥쪽에서 새로운 세포가 계속 생성돼 오래된 세포를 수정체의 중심(핵)으로 밀어낸다. 밀려난 노화세포가 많이 쌓이면 핵이 단단하고 짙어지는데 이게 바로 핵경화증이다. 핵경화증은 시력소실을 일으키지 않아 치료하지 않는다. 물론 핵경화증과 별개로 백내장이 생길 수 있다.

이외의 원인으로 포도막염 등 안질환, 당뇨병 등 전신질환, 타박상 등 외상, 스테로이드제 등 약제 투약, 방사선·자외선·적외선 노출 등이 있다.

백내장의 유일한 치료법은 수술이다. 수의사의 판단하에 안약으로 관리할 수 있지만 이는 그저 백내장 진행 속도를 늦출 뿐이다. 수술법은 대표적으로 혼탁된 부분을 없애고 인공렌즈를 삽입하는 방법과 수정체 전체를 제거하는 방법이 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어떤 수술이 알맞은지 선택한다.

수술하기 가장 용이한 시기는 미성숙에서 성숙 단계일 때다. 수술 시기가 예후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반려동물에게 백내장 발생이 의심되면 서둘러 동물병원에 방문하기 바란다. 또 여건이 된다면 정기적인 안과 검진으로 정확한 눈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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