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감기, 어디까지 알고 있냥?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감기, 어디까지 알고 있냥?
  •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ㅣ정리·양미정 기자 (certain0314@k-health.com)
  • 승인 2019.03.18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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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코와 목은 상부 호흡기로, 폐는 하부호흡기로 불린다. 사람은 코와 목 부분을 포함한 상부 호흡기계에 침입한 200여 종 이상의 감기바이러스에 의해 감기에 걸린다. 이때 증상으로는 재채기, 코막힘, 콧물, 기침, 미열, 두통 및 근육통 등이 있다. 대개 사람은 특별한 치료 없이 저절로 치유될 수 있다. 
 
자 그럼 고양이 감기는 어떠할까? 고양이 감기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상부 호흡기에 관련 바이러스가 감염돼 발현한다. 하지만 몇 가지 부분에서 사람과 차이를 보인다.

우선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세균감염이 영향을 미친다. 두 번째, 고양이에서 감기는 눈병까지 일으킬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눈물, 눈곱, 결막 충혈 및 부종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세 번째, 고양이는 거의 기침을 호소하지 않는다. 이전(2017.11.27자 칼럼)에 다뤘는데 고양이 기침의 주요한 원인은 천식이다. 

네 번째, 감염되는 감염체(바이러스 혹은 세균)의 종류에 따라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나는데, 고양이허피스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각막염을 일으킬 수 있고 고양이칼리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혀에 궤양과 구내염을 일으켜 통증을 동반할 수 있다. 또 흔치는 않지만 경미한 관절염을 일으켜 다리를 절 수도 있다. 다섯 번째, 허피스바이러스는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고양이 80% 정도에서 잠복감염(고양이 면역계에서 눈에 띄지 않게 숨어 지내는 형태)한다. 이렇게 잠복 감염을 하고 있다가 감염된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받아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시 바이러스는 증식을 하여 다시 여러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고양이 감기도 경미한 경우라면 특별한 치유 없이 스스로 회복될 수 있다. 하지만 고양이가 너무 어리거나, 다른 질환 때문에 아프거나, 감염된 바이러스가 독하거나 많은 양의 바이러스가 감염되게 된다면 심각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필자의 경험으로 볼 때, 고양이 감기가 문제가 되는 경우는 다음과 같은 경우다. 첫 번째, 감기가 한 달을 넘어 수개월 이상 증상이 개선되지 않고 만성화될 때를 의미한다. 이 경우 감염이 깊은 곳까지 파급될 수 있다. 예컨대 중이염이 발생하고 부비동염(축농증)이 생겨 약물에 대한 반응도 떨어지고 평생 콧물, 코막힘, 재채기를 달고 살 수 있다. 따라서 증상이 2주가 넘어가면 더 이상 지켜보지 말고 꼭 동물병원에 내원하여 적절한 진료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두 번째, 감기를 일으키는 감염체는 대부분 바이러스와 세균이다. 드물긴 하지만 몇몇 곰팡이도 감염될 수 있으며 필자가 2013년에 국내 최초로 보고한 바 있다(한국임상수의학회, 30권 2호, 2013, pp. 115-118). 이 경우 항진균제(무좀약)를 수개월 이상 먹어야 치유될 수 있기 때문에 수개월, 어쩌면 수년 이상 지속되는 감기증상이 있다면 이러한 곰팡이 감염도 충분히 고려해야 하며 반드시 동물병원에서 적합한 진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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