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철의 다가오는 미래의학] 10년 만에 ‘100만배’ 발전한 유전자분석
[김경철의 다가오는 미래의학] 10년 만에 ‘100만배’ 발전한 유전자분석
  • 김경철 가정의학과전문의ㅣ정리·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9.03.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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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철 가정의학과전문의

2003년 6월 미국의 클리턴 대통령과 영국의 블레어 총리는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완성을 선언하며서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 “신이 인간을 창조한 언어를 이해하는 과정에 들어선 사건”이라고 격찬했다.

네이쳐와 사이언스 등 세계적인 과학 저널과 전세계의 언론들은 한결같이 게놈 프로젝트의 완성으로 질병을 극복하고 생명의 신비를 풀 수 있는 열쇠를 얻었다는 것이다. 이때 30억 개 게놈을 분석하는 데 들었던 시간은 무려 13년, 비용은 30억 달러(3조원)이었다.

이 당시에는 생어(Sanger) 시퀀싱(염기서열분석)이라는 방법으로 DNA를 분석했는데 2008년 차세대염기서열분석(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가 소개되면서 6개월만에 100만 달러(10억원)을 들어 분석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DNA를 발견한 제임스 왓슨을 대상으로 첫 번째 NGS분석을 했고 같은해 아시아에서는 김성진 박사(서울대융합기술원)을 대상으로 아시아 최초로 분석했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단 2일만에 1000 달러(100만원)에 전장유전체 분석을 할 수 있게 되는 시대가 되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루미나의 프란시스 데소우자는 몇 년 안에 100달러(10만원)에 유전자 분석을 하는 시대를 예고했다. 영국의 회사 옥스포드 나노에선 DNA 한 가닥을 생물학적 세공속으로 통과시키면서 전기전도성의 차이를 측정해 다양한 염기를 판별하는 기술인 나노 시퀀싱을 선보였는데 불과 15분만에 유전자 분석을 하고 크기도 손바닥보다 작은 기구에 불과해 현장에서 바로 유전자분석을 할 수 있는 ‘현장진단시대’를 성큼 앞당기고 있다.

반도체 기술의 압도적인 성능향상을 상징하는 ‘무어의 법칙’에 견주어 볼 때 염기서열분석인 시퀀싱의 발전은 같은 기간 IT 반도체 직접율의 약 1000배의 발전보다 무려 100만배의 속도와 가격 인하를 통해 비교할 수 없는 놀라운 성장을 해 온 것이다.

이러한 기술적 발전과 놀라운 가격인하는 이제 누구나 유전체 분석을 손쉽게 해볼 수 있을 만한 것으로 다가오게 했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에는 전세계의 10만명 정도가 전장유전체 분석을 했으나 2025년에는 전세계에서 약 10억 명 정도가 전장유전체 분석을 하게 되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미 2018년 아랍에미레이트 (UAE) 보건당국은 전국민 400만 명 대상으로 전장유전체 분석을 무료로 실시하고 있으며 영국도 암으로 내원하는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무료로 유전자분석을 하기 시작했다.

놀라운 기술발달은 이미 진료 현장에 속속들이 적용되고 있으며 향후에도 많은 의료 혁명을 일으킬 예정이다. 앞으로 이어지는 칼럼을 통해 바로 이러한 의료 혁명이 어디까지 와있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임상과 개인의 삶에 적용되는 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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