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양성대장염 앓는 젊은이들의 고난을 아시나요
궤양성대장염 앓는 젊은이들의 고난을 아시나요
  • 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9.04.01 17: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술을 즐기는 직장인 신모 씨(29·남)는 어느 날부터 이유없이 복통과 설사가 이어졌다. 술 때문이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증상이 오래 이어졌고 시도 때도 없는 복통 때문에 일상이 어려워졌다. 참을 수 없어 결국 병원을 찾은 신 씨는 ‘궤양성대장염’으로 진단받았다.

현대인은 신 씨처럼 원인 모를 복통에 시달리곤 한다. 다양한 원인이 있는 복통은 단순 소화불량으로 생각하거나 스트레스성 위염, 과민성장증후군, 급성장염 등과 같은 다른 질환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복통, 설사, 피로감 등 증상이 지속된다면 만성장질환을 의심해야한다. 특히 혈성설사, 복통, 대변급박감이 반복되거나 대변을 보고 나서도 대변이 또 마려운 잔변감이나 피로감, 체중감소 등이 이어진다면 환자수가 급증하고 있는 ‘궤양성대장염’을 의심해야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윤혁 교수는 “궤양성대장염은 대장점막에 염증·궤양이 생기는 만성면역질환이다”며 “호전과 악화가 반복되는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현재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데 2012년 3만176명에서 꾸준히 증가해 2017년 4만939명으로 약 30% 늘어났다. 최근 10대~30대 젊은 환자에서 두드러지고 있는데 특히 20대에서 발병률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혈성설사, 복통, 대변급박감이 반복되거나 대변을 보고 나서도 대변이 또 마려운 잔변감이나 피로감, 체중감소 등이 이어진다면 환자수가 급증하고 있는 ‘궤양성대장염’을 의심해야한다. (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다양한 발병원인…‘서구화된 식생활’ 주요원인

궤양성대장염의 정확한 발병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가족력이 있거나 스트레스, 환경 물질, 음주, 서구화된 식생활 등으로 장내공생미생물에 대한 지나친 면역반응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특히 서구화된 식습관은 아시아인 장에 분포하는 미생물들이 조화되지 못하도록 만들어 장을 공격, 염증반응을 일으킨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윤혁 교수는 “궤양성대장염환자는 설사, 혈변, 복통 등에 시달리면서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며 “치료과정에서 오심과 구토, 식욕저하, 두통, 설사, 원형탈모증, 얼굴부종 등 약물부작용뿐 아니라 지나친 가스생성, 변실금 등으로 인해 삶의 전반에 걸쳐서 고통을 겪는다”고 말했다.

증상이 나아지더라도 내시경검사에서 점막이 치유되는 ‘관해’와 ‘재발’이 반복된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치료받고 관리해야하며 다른 자가면역질환과 마찬가지로 평생 치료받아야한다.

궤양성대장염은 젊을 때부터 장기치료가 필요한 만큼 환자의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실제로 궤양성대장염 증상으로 인해 학업 및 직장생활을 지속하기 어려워져 불안, 우울,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는 환자가 많다.

윤혁 교수는 “궤양성대장염이 극심하면 장을 절제하는 수술이 고려되기도 하지만 합병증위험이 있고 수술 후 환자의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약물치료가 권장된다”고 강조했다.

궤양성대장염환자라도 부작용이 없는 선에서 장기간 관해를 유지하는 약제를 잘 찾아 치료하면 일반인과 동일한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 (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치료 자체가 고난…적절한 치료 시 ‘삶의 질’ 유지

약물치료는 병변범위와 중증도에 따라 항염증제, 스테로이드제, 면역억제제 등이 사용되고 증상이 심각할 경우 생물학적 제제(주사제)를 사용하고 있다. 일반적인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중등도-중증환자는 항TNF제제 등 주사제를 고려한다.

윤혁 교수는 “궤양성대장염환자들은 약물치료 중 잦은 스테로이드 복용으로 인한 장기부작용을 겪거나 증상조절을 위해 자주 응급실을 방문 및 입원한다”며 “혹은 수술과 관련된 불안 등 치료과정에서 겪는 어려움 때문에 삶의 질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또 궤양성대장염 특성상 환자들이 젊고 사회활동이 많지만 주사제를 맞기 위해 지속적으로 병원을 방문해야한다. 하지만 다행히도 최근 보관이 편하고 복약편의성이 높은 경구약제 젤잔즈 등이 궤양성대장염 치료제로 적응증을 승인받았다.

궤양성대장염은 학업 및 사회생활이 활발한 젊은 환자들을 힘들게 만드는 질병이다. 따라서 궤양성대장염환자라면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주치의를 정기적으로 방문하며 약제를 조절하고 꾸준히 건강을 관리하는 등 평생에 걸쳐 신경쓰는 것이 좋다.

궤양성대장염은 현재 ‘희귀난치병’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이제 과거만큼 희귀한 병도 아니고, 기본적인 약제만으로도 잘 조절되는 환자도 많다. 따라서 진단 후 너무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지내는 것이 권장된다.

윤혁 교수는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좌절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며 “하지만 부작용이 없는 선에서 장기간 관해를 유지하는 약제를 잘 찾아 치료하면 일반인과 동일한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