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이 감돌면서 기온이 점점 올라가는 요즘, 자꾸 하품이 나고 목덜미가 점차 무거워진다. 황사, 알레르기와 함께 봄철 불청객 ‘춘곤증’이 찾아온 것이다.
춘곤증은 신진대사가 봄이라는 계절적 외부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나타나는 증상이다. 주로 나른함, 피로, 졸음, 식욕부진, 소화불량, 현기증 등이 나타난다.
서울아산병원 영양팀 윤소윤 팀장은 “춘곤증을 극복하려면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영양이 부족하면 음식물을 소화하고 흡수하는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어 “또 운동에너지가 충분히 생성되지 않아 졸음이 쉽게 쏟아진다”고 설명했다.
원기를 회복하고 생체리듬에 활기를 주기 위해서는 어떤 음식을 먹어야할까. 봄철 원기회복 식단을 알아보자.
■단백질·무기질·비타민 3박자 갖춘 ‘봄나물’
봄에는 칼로리가 높은 음식보다는 단백질과 무기질,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으로 식탁을 꾸미는 것이 좋다. 특히 봄철기운을 가득 머금은 봄나물이 권장된다.
대표적 봄나물로는 달래와 냉이, 쑥, 두릅, 봄동이 있다. 냉이는 야채이지만 비교적 단백질 함량이 높으며 칼슘과 인, 철분과 비타민A를 다량 함유하고 있다. 상큼한 맛이 일품인 달래와 두릅에는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이 고루 들어 있으며 알리신이라는 성분이 있는 달래는 맵고, 알싸한 맛이 있어 봄철의 입맛을 돋워 준다.
윤소윤 팀장은 “특히 쑥은 비타민과 무기질을 많이 함유돼 식용과 약용으로 두루 쓰인다”며 “또 비타민 A와 비타민 C 함유량이 풍부해 겨울 동안 움츠러들었던 신체가 잘 움직일 수 있게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깨끗이 씻고 영양소보존 위해 양념만 ‘살짝’
봄나물은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도록 양념만 살짝 더해 먹으면 일품이다. 하지만 아무리 몸에 좋은 봄나물이더라도 잘못 섭취하면 자칫 독이 될 수 있어 안전한 섭취요령을 알아두는 것도 중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안한 조리법에 따르면 주로 생채로 먹는 봄나물인 달래, 쑥, 냉이, 봄동 등은 식중독균이나 잔류농약을 제거하기 위해 물에 담갔다가 흐르는 수돗물에 3회 이상 깨끗이 씻은 후 조리해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먹을 수 있는 봄나물 중에서도 두릅, 고사리 등은 미량의 독성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끓는 물에 데쳐 독성분을 제거한 다음 먹어야한다.
당질이 근육 내에 축적되면 쉽게 피로해지는데 이때 당질을 에너지로 변화시켜 피로회복을 돕는 것이 비타민 B1이다. 우리 몸은 피로회복에 좋은 비타민 B1을 겨울보다 봄철에 3~10배 정도 필요로 한다. 비타민 B1이 충분한 콩, 보리, 팥 등 잡곡을 섞어 먹는 것도 봄철피로 극복에 좋다.
■“흰쌀밥 대신 맛&영양 일품인 ‘영양밥’ 어때요?”
윤소윤 팀장은 “쌀에다가 밤, 대추, 표고버섯, 강남콩, 흑미를 넣은 뒤 수삼을 우려낸 물로 만든 영양밥은 피로회복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어 한 끼 식사로 아주 든든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양밥을 먹으면 빈혈에 효과가 있는 수삼뿐 아니라 철분과 칼슘이 많고 식욕을 돋우는 대추, 칼슘과 철분 흡수를 돕는 표고버섯을 함께 섭취할 수 있다. 여기에 양념장을 곁들여 먹는다면 맛과 영양 모두 일품인 음식이 된다.
영양소를 고르게 섭취하기 위해서는 아침을 거르지 말고, 세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아침에는 두부, 생선 등으로 간단하게 먹어 점심에 섭취할 영양과 양을 분산하는 것도 방법이다. 윤소윤 팀장은 “저녁에는 영양밥, 잡곡밥, 담백한 국, 채소, 신선한 과일 등이 권장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