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리처럼 과감한 선택을…“국내 예방적 유방·난소절제술 눈에 띄게 늘었다”
졸리처럼 과감한 선택을…“국내 예방적 유방·난소절제술 눈에 띄게 늘었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4.0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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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CA검사 7년 만에 10배↑, 예방적 유방절제술 4년 새 6배↑
BRCA검사는 권고대상만, 수술 결정은 충분한 상담 후 신중하게
국내 유전성유방암 유전자(BRCA)검사 건수 변화 그래프. 7년 만에 10배 이상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국내 유전성유방암 유전자(BRCA)검사 건수 변화 그래프. 7년 만에 10배 이상 증가했다.

늘 과감한 행보를 보이는 미국 유명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또 한 번의 용기 있는 선택으로 전 세계인을 놀라게 했다. 유방암과 난소암 가족력이 있던 그녀는 본인 역시 유방암의 원인유전자 BRCA1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2013년 예방적 유방절제술을, 2015년 예방적 난소절제술을 받았다.

이는 국내 인식도 크게 변화시켰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한국인 유전성유방암 연구(KOHBRA)회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유전성유방암 유전자(BRCA)검사 건수는 7년 만에 약 10배 이상 증가했다.

예방적 유방·난소 절제술 역시 가파른 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에 걸린 BRCA 보인자의 예방적 반대편 유방 절제술 건수는 2013년 5건에서 2017년 29건으로 5.8배, 예방적 난소 절제술 건수는 2013년 22건에서 2017년 79건으로 3.6배 증가했다.

유방암에 걸린 BRCA보인자의 예방적 수술현황.
유방암에 걸린 BRCA보인자의 예방적 수술현황.

■예방적 유방·난소절제술 효과는?

유전성유방암은 우리 몸의 특정 유전자가 원인이 돼 발생하는 유방암으로 전체 유방암환자의 5~10%를 차지한다.

유방암의 대표적인 원인유전자는 BRCA1·2유전자다. 일반적으로 여성이 일생 동안 유방암 진단을 받을 가능성은 약 5%에 불과하지만 유전성유방암을 일으키는 BRCA 유전자의 변이를 갖고 있는 경우 40∼80%로 가파르게 높아진다고 알려졌다. 이에 안젤리나 졸리처럼 적극적인 예방을 위해 용기 내 절제술을 결심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대림성모병원 김성원 병원장은 “예방적 유방절제술은 유방암의 위험을 90% 이상 낮추고 예방적 난소절제술은 난소암의 위험을 97% 이상 예방할 수 있다”며 “특히 난소절제술은 사망률까지 낮춘다고 보고됐으며 난소 절제만으로 유방암도 50% 예방하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어 더 많은 환자가 시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2년부터 BRCA보인자에서 예방적 난소절제술이, 2017년부터는 한쪽 유방암에 걸린 BRCA보인자에서 반대편 유방의 예방적 절제술과 재건술이 급여화되기 시작한 것도 수술건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전문의상담 후 신중히 결정해야

물론 안젤리나 졸리처럼 BRCA유전자가 있고 유방암, 난소암 가족력이 있으면 예방적 절제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섣부리 시도해선 안 된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한다.

김성원 병원장은 “예방을 목적으로 유방과 난소를 절제하면 암을 예방할 수 있지만 한 번 시행하면 돌이킬 수 없고 유방상실로 인한 심리적·신체적인 영향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은 후 신중하게 결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유전자검사도 마찬가지. 이를 통해 BRCA유전자의 돌연변이 여부를 확인할 수 있지만 꼭 필요한 대상인 경우에만 검사받는 것이 좋다.

유전성유방암 가이드라인에서는 ▲자신이 유방암 또는 난소암으로 진단되고 가족 및 친척에서 1명 이상 유방암 또는 난소암이 있는 경우 ▲유방암·난소암이 동시에 발병한 경우 ▲40세 이전에 유방암이 진단된 경우 ▲유방암이 양쪽 유방에 모두 발병한 경우 ▲유방암과 함께 다른 장기에도 암이 있는 경우 ▲남성에게서 유방암이 발병한 경우 ▲상피성 난소암이 발병한 경우 BRCA 유전자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본인 연령에 적합한 유방검진법 실천

BRCA변이 보인자여서 반드시 유방을 절제해야한다는 생각도 위험하다. 한국유방암학회에서는 BRCA변이 보인자로 확인된 경우 18세부터 매월 유방 자가검진을 하고 25세부터는 6개월 간격으로 전문가에 의한 유방검진을 받을 것을 권장한다. 또 예방적 난소절제술은 40~45세 하도록 권고하고 있어 예방적 유방·난소절제술은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신중하게 결정해야할 문제다.

김성원 병원장은 “BRCA유전자 변이가 있더라도 본인 연령에 맞는 정기검진, 약물복용 등 적극적인 예방조치를 취하면 된다”며 “유방·난소 예방적절제술은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고려해볼 수 있는 예방책 중 하나라는 점을 명심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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