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가 노랗게 변한 것을 황달이라 한다. 황달은 혈액 속 빌리루빈 농도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발생한다. 보통 처음에는 소변이 평소보다 짙게 변하며 눈의 흰자위부터 노란색을 띠는 경우가 흔하다. 심한 경우 피부까지 노랗게 변한다.
적혈구는 헤모글로빈을 이용해 산소를 운반하는 중요한 혈구 세포 중 하나다. 골수에서 생산된다. 적혈구의 수명은 반려견의 경우 120일, 반려묘의 경우 70일 정도다. 수명을 다한 적혈구는 비장과 간에서 파괴된다. 이후 적혈구 성분은 빌리루빈으로 전환돼 담즙과 함께 총담도를 지나 소장을 통해 배출된다. 간의 빌리루빈 대사 능력에는 한계가 있어 적혈구가 평소보다 심하게 파괴되는 경우에는 혈중 빌리루빈 농도가 높아진다. 또한 간 기능이 심각히 떨어진 경우와 담도가 폐쇄되어 담즙 배출이 되지 않는 경우에도 빌리루빈 농도가 증가해 황달이 발생하게 된다.
피부색이 노랗게 변하기 전에 보통 소변 색깔이 짙어진다. 하지만 물을 마시지 않아 소변이 농축되는 경우에도 소변은 짙어 보일 수 있어 단순히 이런 현상만으로 황달 초기를 의심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충분히 물을 마시고 있는데도 소변 색이 짙어지면 황달을 의심해야 한다. 황달 여부는 동물병원에서 소변검사와 혈청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피부 색깔이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로 노랗게 변했다면 실제 황달일 가능성이 높다. 이때는 황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혈청검사와 함께 적혈구 파괴가 있었는지에 대한 혈구검사를 받아야 한다.
현저한 빈혈이 확인된다면 적혈구 파괴로 생긴 황달로 판단할 수 있다. 가장 흔한 적혈구 파괴의 원인은 개의 경우 양파중독, 아연중독, 바베시아 감염 등이 있고 고양이의 경우 주혈성 마이코플라즈마 감염, 아세토아미노펜(타이네놀) 중독 등이 있다. 개, 고양이에 상관없이 면역 매개성 용혈성 빈혈도 흔한 원인 중 하나다.
황달이 있지만 빈혈이 없다면 간 기능 저하 또는 담도 폐색을 의심할 수 있다. 이 경우 보통 간효소 수치가 증가하지만 간효소 수치 증가만으로는 간 손상 또는 담도 폐색을 감별할 수 없다. 가장 신뢰도가 높은 검사는 담낭과 담도에 대한 복부 초음파 검사다. 개에게 간 기능 부전을 유발할 수 있는 흔한 원인으로는 급·만성 간염, 간경화 등이 있고 고양이의 경우 지방간, 급성 담관염 등이 있다. 담도 폐색의 흔한 원인으로는 담석, 담낭점액종, 심한 췌장염 등이 있다. 하지만 이외에도 다양한 원인이 있기 때문에 정확한 감별을 위해서는 복부 방사선, 복부 초음파, 담낭 조영 또는 복부 CT 촬영 등이 필요하기도 하다.
황달은 모두 혈중 빌리루빈 농도가 증가해서 발생하지만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원인에 따라 다르다. 이 때문에 정확한 원인을 감별하지 않으면 적합한 치료가 어렵다. 원인에 대한 정확한 감별을 위해서는 동물병원에서 종합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서 치료가 가능하다면 혈중 빌리루빈 수치가 정상으로 회복돼 정상적인 피부 색깔로 돌아갈 수 있다. 심한 황달로 생긴 피부 색깔의 변화가 정상으로 회복되려면 1주일가량 걸릴 수 있다.
모든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황달은 조기에 발견해서 원인 감별 및 치료를 시작할수록 예후가 더 양호하다. 소변 색깔의 변화가 피부색의 변화보다 먼저 나타나기 때문에 평소 소변 색깔의 변화를 잘 확인하는 것이 좋다. 평소보다 소변 색깔이 짙어지고 충분히 물을 마시도록 해도 소변 색깔이 다시 옅어지지 않는다면, 치료가 너무 늦어지지 않도록 동물병원을 방문해 소변검사와 혈액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을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