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식용버섯이라도 생(生)으로 먹으면 생병난다
[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식용버섯이라도 생(生)으로 먹으면 생병난다
  •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4.0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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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최근 버섯이 건강에 좋다고 해서 생으로 먹는 사람들이 많다. 마트에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고 방송에서도 생으로 먹는 모습이 자주 나와 시중 버섯은 별다른 부작용이 없을 것이라고 안심한다. 하지만 식용버섯이라도 절대 생으로 먹어선 안 된다.

가장 큰 이유는 버섯은 곰팡이의 결집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체적으로 항생물질을 갖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이런 이유 때문에 버섯 속의 성분은 강력한 항산화작용을 하면서 인체에는 생리활성물질로 작용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지만 반대로 이런 성분들 때문에 버섯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식용버섯도 그만큼 독성이 강하다는 의미다.

아무리 흔한 식용버섯도 생으로 먹어선 안 되는 이유를 좀 더 구체적으로 소개하겠다.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암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양송이 버섯류를 포함하는 아가리쿠스 속 버섯(흰들버섯 또는 신령버섯)에는 공통적으로 아가리틴이라는 발암성분이 포함돼 있다. 아가리틴은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가리틴의 분해산물인 히드라진이 발암물질로 작용한다. 인간에는 발암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래도 많은 학자들은 안전성을 우려하고 있다.

버섯 속의 베타글루칸은 항암작용을 하는데 또 다른 성분인 아가리틴은 발암물질이라니 참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버섯을 고열에서 요리하면 두 가지 이점이 있다. 하나는 고온으로 요리해서 씹어 먹을 경우 세포벽의 키틴질에 포함된 베타글루칸의 소화와 흡수를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고 동시에 아가리틴은 열에 약해 발암 위험성이 현저하게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특히 생버섯을 많은 양으로 한꺼번에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필자 또한 방송이나 지면을 통해 자체적으로 소화되지 않는 버섯의 세포벽 키틴질을 파괴할 목적으로 생버섯을 갈아서 섭취하도록 권하고 있다.

하지만 그 양은 한꺼번에 수십~100g 정도로 꽤 많다. 따라서 생버섯을 갈아서 섭취하고자 한다면 끓는 물에 한 번이라도 데쳐서 갈아 먹는 것이 안전하다. 느타리버섯이나 표고버섯 등 모든 식용버섯이 마찬가지다.

두 번째는 생버섯은 위장장애와 알레르기반응을 쉽게 일으킨다. 특히 생느타리버섯이나 생표고버섯은 일부에서 복통, 설사, 오심, 구토 등 마치 식중독과 같은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그냥 생곰팡이를 먹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익혀 먹거나 끓는 물에 데쳐서 먹으면 이러한 부작용이 확실하게 줄어든다.

버섯에 의한 위장장애는 체질적인 이유도 있다. 대부분의 버섯은 성질이 서늘하기 때문에 평소 속이 냉하고 소화기능이 약한 경우 위장장애가 더욱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역시 체질적인 문제라도 생으로 먹는 것보다 익혀 먹으면 위장장애는 줄어든다.

알레르기반응도 흔하게 나타난다. 최근 표고버섯을 먹고서 피부염을 일으킨 사례들이 많이 보고되고 있는데 이것을 구체적으로 ‘표고버섯피부염’이라도 부른다. 마치 채찍으로 맞은 것처럼 줄무늬 발진이 생긴다. 알레르기 반응은 열을 가한다고 해서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덜 익힌 표고버섯을 먹으면 자주 발생한다.

세 번째는 감염문제다. 버섯이 양식되는 환경의 습도와 온도는 병원성 박테리아가 서식하기에도 적합한 환경이다. 따라서 버섯에는 많은 세균이 달라붙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세척한 후 익혀서 먹는 것이 안전하다.

버섯이 건강상에 도움이 되는 이유는 너무도 많다. 하지만 버섯으로 건강을 챙기려면 생으로 먹는 것보다 익혀서 먹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버섯을 가열하면 해로운 성분은 줄이면서 버섯 속의 다양한 생리활성물질을 보다 쉽게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버섯은 생으로 먹지 말고 익혀서 먹자. 버섯을 생으로 먹으면 생병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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