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들어는 봤냥? '큰신장-작은신장증후군'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들어는 봤냥? '큰신장-작은신장증후군'
  •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ㅣ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4.1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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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이전 칼럼에서 예고했던 대로 이번 칼럼은 ‘큰신장-작은신장증후군’ 얘기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이전 칼럼에서 다루었던 ‘수신증’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수신증이란 고양이 신장에서 오줌을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공간인 신우가 확장된 상태를 지칭한다. 또 이런 확장이 일어나는 이유는 오줌이 배출되지 못해 오줌이 신우에 쌓이기 때문인데 대부분 신우에서 오줌이 배출되는 파이프에 해당하는 요관이 결석 혹은 찌꺼기에 의해 막혀 발생한다.

그럼 이번 칼럼의 주제인 큰신장-작은신장증후군이란 말 그대로 신장의 크기가 한쪽은 크고 한쪽은 작다는 의미인데 수신증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신장에서 오줌이 빠져나가지 못해 신우가 확장되면 신장의 크기는 점차 커지게 된다. 따라서 큰 신장이 만들어지는 원리는 수신증으로 신장이 커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작은 신장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배구에서의 시간차 공격을 생각하면 된다. 결론적으로 큰신장-작은신장증후군은 수신증이 양측 신장에 생기는데 시간 차를 두고 발생하는 원리다. 풀어서 살펴보면 양측 신장 중 하나에 수신증이 발생하면 일단 고양이는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수신증이 생긴 신장은 수신증의 원인(주로 요관 폐쇄)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오줌이 배출되지 못하고 신우가 확장된다.

초반엔 신장 크기 자체가 점차 커지게 되지만 결국 신우의 확장으로 신장실질(신장에서 실제 일을 하는 부위)이 압박을 받아 기능이 점차 떨어지게 된다. 신장의 기능이 떨어지면 신장은 위축된다. 이렇게 한쪽 신장에 수신증이 발생하여 말기신장으로 바뀌어 가는 과정에서 신장 크기는 감소하지만 다른 쪽 신장은 망가진 신장의 역할까지 대신하기 위해 보상적으로 커지게 된다. 지금까지만 보더라도 수신증이 생긴 신장의 요관폐쇄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종국에는 작아지고 반대편 신장은 보상적으로 커져 크기에 있어 차이를 보이게 된다.

여기서 결정타는 하나 남은 신장에 수신증이 발생한 경우다. 당연하겠지만 처음 수신증이 발생한 신장에서 일어나는 변화처럼 이미 보상적으로 커져 있는 신장이 수신증으로 더 커지게 된다. 하지만 처음 발생한 수신증과는 달리 기능이 남아있는 나머지 신장에 수신증이 발생했기 때문에 이때부터 고양이는 아프기 시작한다. 식욕이 떨어지고 기력도 없고 간헐적으로 구토증상을 보일 수 있다. 결국 동물병원에서 방사선 촬영을 한다면 한쪽은 매우 크고 한쪽은 상대적으로 매우 작은 큰신장-작은신장을 확인하게 된다. 지금까지가 큰신장-작은신장증후군이 발생하는 원리다.

이해하면 간단하지만 실제 이해까지가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고양이 보호자로서 큰신장-작은신장증후군의 원리를 이해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양쪽 신장을 다 잃어버릴 수 있는 이런 증후군까지 가기 전에 하나하나의 신장을 소중하게 잘 챙겨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신장의 크기와 수신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최소 일년에 한번 정기적인 방사선, 초음파 검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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