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원 원장의 유방암 바로알기] 당신을 더 위험하게 할 ‘한 줄기 빛’
[김성원 원장의 유방암 바로알기] 당신을 더 위험하게 할 ‘한 줄기 빛’
  • 김성원 대림성모병원 병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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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원 대림성모병원장
김성원 대림성모병원장

많은 현대인이 인공조명으로 인한 밝은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고 있다. 문명의 발달로 인간이 만들어내는 빛의 종류와 세기는 점점 증가하고 있고 TV, 컴퓨터,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어둠을 밝히는 인공조명은 어느새 현대인들의 삶에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돼 버렸다. 그런데 이러한 인공조명을 통한 ‘빛 공해’가 유방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미국에서 빛과 유방암의 관계를 밝히기 위해 야간근무를 장기간 한 그룹과 정상적 생활패턴을 유지한 그룹을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30~55세의 간호사 7만8562명으로 이뤄진 그룹의 경우 한 달에 3회 이상 야간근무를 해왔는데 해당 그룹을 10년간 관찰한 결과 2441명이 유방암에 걸린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정상적인 생활패턴을 유지한 그룹과 간호사 그룹의 30년 후를 비교한  결과 한 달에 3회 이상 야간근무를 한 간호사 그룹의 유방암 발생률이 36% 높다는 사실이 도출됐다.

그렇다면 빛 공해가 왜 유방암 발생률을 높이는 것일까? 과도한 인공조명으로 인한 빛 공해는 인체가 필요로 하는 일정량의 어둠을 해친다. 인체가 요구하는 일정량의 어둠이 부족할 경우 어둠의 호르몬(hormone of the darkness)이라 불리는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된다. 멜라토닌은 밤에 분비되는데 인체의 리듬을 일정하게 24시간으로 조정하는 기능과 더불어 무엇보다 암의 발생을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만일 빛 공해로 인해 체내 멜라토닌 분비가 저하되면 수면장애, 면역력 저하 등이 부작용으로 발생한다. 잠을 자거나 어둠 속에서 생성되는 멜라토닌 분비는 에스트로겐과도 연관이 있는데 문제는 에스트로겐 분비 증가가 유방암의 주원인이라는 점이다. 즉 인간이 필요한 어둠이 부족할 경우 멜라토닌 레벨이 감소되고 에스토로겐 분비가 증가해 유방암 발생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특정 직업군에 관계없이 늦게까지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귀가 후에도 TV,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끌어안고 있어 체내에서 원하는 일정량의 어둠이 더 부족해지고 있다.

아직 명확한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빛 공해 역시 유방암 발병 위험인자임을 자각해야한다. 침실을 최대한 어둡게 유지하고 잠들기 전에는 TV와 스마트폰을 멀리하는 등 사소한 생활습관부터 바꿔보자. 생활 속 빛 공해를 최대한 멀리하고 인체가 필요로 하는 어둠을 충분히 취해 모든 여성이 유방암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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