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무기력한 노령 강아지가 배도 빵빵하다면, ‘비장종양’ 주의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무기력한 노령 강아지가 배도 빵빵하다면, ‘비장종양’ 주의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유치원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4.2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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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유치원 대표원장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유치원 대표원장

열 집 중 세 집이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요즘. 모든 보호자가 반려동물이 건강하게, 가능한 한 오래 곁에 있어 주길 바란다. 그 때문에 25년 이상을 살았다는 장수 반려견들의 이야기가 부러움 섞인 관심을 받곤 한다. 사람의 나이로 환산하면 백 수십 년을 산 것인데 그들이 살아온 환경의 도움도 컸겠지만 그만큼 질환 관리가 철저히 됐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오늘은 노령기에 접어든 반려견이 무병장수하길 바라는 보호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질환인 종양, 그중에서도 ‘비장종양’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비장의 기능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라 생각된다. ‘지라’라고도 불리는 비장은 횡격막 아래 복부 왼쪽에 위치하는 기관이다. 혈구세포(적혈구, 림프구)를 생성, 저장하거나 세균과 외부 물질을 걸러내고 몸에 생긴 상처에 단핵 세포를 보내 치유를 촉진하는 등 림프기관 중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대개 노령성으로 발생하는 강아지 비장종양의 증상은 식욕 부진, 활력 저하, 침울 등으로 나타나 자칫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여기기 쉽다. 그러나 복부 팽만이 함께 나타난다면 비장종양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동물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상태가 악화한 후 비장 파열까지 이르고서야 발견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비장종양이 파열되면 급성 출혈로 복강 내 혈액이 차오르고 빈혈이나 쇼크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반려견이 어떤 고통도 느끼기 전에 비장종양을 잡아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주기적인 초음파검사로 종괴 유무를 판단하는 것이다. 초음파검사로 종괴의 정체를 정확하게 밝힐 수는 없지만 문제 존재 여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노령 반려견이 자주 받아야 할 최소한의 검사라고 볼 수 있다. 종괴가 발견되었다면 CT촬영으로 발견된 종괴가 종양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고 전이 평가를 진행한다. 종양으로 판명이 나면 따라 비장을 절제해 조직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절차다. 조직검사 결과를 통해 종양의 양·악성 여부를 알 수 있다.

강아지 악성 비장종양의 절반에 가까운 비율을 차지하는 혈관육종은 혈관을 따라 폐나 간, 심장 등으로 빠르게 전이되는 매우 공격적인 종양이다. 비장에 발생한 혈관육종은 방치하면 파열되어 급성 출혈, 허탈, 급사에 이를 수 있다. 심장으로의 전이를 고려해 혈관육종 제거 수술 전 CT와 심장 초음파검사를 통한 전이평가를 진행해야 한다.

비장종양 중 혈관육종 등 악성은 제거 수술과 항암 치료가 병행되어야 하는데 예후가 좋지 않다. 양성은 제때 수술로 제거하면 완치가 쉽지만 상태 악화로 비장이 파열되면 반려견의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으니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한다.

빠르게 진행되어 손을 쓸 틈이 없는 질환도 있지만 정기적으로 반려견에게 필요한 검사를 해준다면 생각보다 많은 질환의 불씨를 잡을 수 있다. 큰 수술이 부담되는 노령 강아지에게는 두말할 필요 없이 중요한 사항이므로 무병장수 반려견 보호자를 꿈꾼다면 반드시 건강검진을 게을리하지 않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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