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치기 힘든 ‘치맥’의 유혹…“국내 통풍환자 꾸준히 늘었다”
뿌리치기 힘든 ‘치맥’의 유혹…“국내 통풍환자 꾸준히 늘었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4.2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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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젊은층에서 증가세 뚜렷…식습관 개선 필수
방치 시 관절변형 불러, 재발률도 높아 조기치료 및 꾸준한 관리 중요

치킨과 맥주(치맥)는 온 국민에게 사랑받는 음식이다. 날이 풀리면서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는 기필코 치맥을 줄여야겠다는 결심을 세우게 할 만한 통계결과가 나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0년 22만1816명이었던 통풍환자가 2017년 39만5154명으로 무려 약 78% 가량 증가했다. 특히 남성환자가 90% 이상을 차지했는데 그중에서도 20대 남성은 5년 새 82%나 늘었다. 뒤이어 50대가 23.5%, 40대가 21.9%를 차지해 전 연령에서 통풍이 두루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료원 류마티스내과 최병용 과장은 “매해 통풍으로 고통받는 환자가 늘고 있을 뿐 아니라 발병연령도 점차 젊어지고 있다”며 “특히 통풍은 식습관과 연관이 깊어 예방을 위해서는 가장 기본적으로 식습관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풍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요산결정체가 덩어리를 이뤄 통풍결절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장기간 통풍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아 통풍결절이 생긴 환자의 손(사진=서울의료원).
통풍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요산결정체가 덩어리를 이뤄 통풍결절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장기간 통풍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아 통풍결절이 생긴 환자의 손(사진=서울의료원).

■극심한 통증에 방치 시 관절변형까지

통풍은 혈액 속에 요산이 지나치게 축적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요산은 음식에 들어있는 퓨린이 간에서 해독되면서 생기는 부산물로 보통 소변을 통해 배출된다.

하지만 ▲퓨린이 든 음식을 많이 먹거나 ▲신장기능이 저하된 경우 ▲유전적으로 요산배출능력이 떨어진 경우에는 요산이 배출되지 않고 체내에 쌓인다. 이렇게 쌓인 요산은 결정형태로 뭉쳐져 관절의 연골과 힘줄, 주변 조직에까지 축적돼 염증과 극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실제로 통풍은 동의보감에서 백호역절풍으로 소개될 정도였다. 백호열절풍은 흰 호랑이가 관절을 여기저기 물어뜯는 것처럼 통증이 심하다는 의미다. 통증은 수일 이상 지속되는데 이때 적절한 약물치료를 하지 않으면 통증을 견디기 어려워 일상생활조차 힘들다.

또 치료를 방치하면 요산결정체가 덩어리를 이뤄 피하조직에 침착되면서 혹처럼 생긴 통풍결절이 발생하는 등 관절이 변형될 수 있다.  더욱이 통풍은 2년 내 재발률이 80%에 달해 조기치료와 꾸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킨과 맥주는 퓨린함량이 높은 대표 음식으로 통풍위험을 높일 뿐 아니라 대사증후군과 발생과도 연관이 깊어 평소 지나치게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치킨과 맥주는 퓨린함량이 높은 대표 음식으로 통풍위험을 높일 뿐 아니라 대사증후군과 발생과도 연관이 깊어 평소 지나치게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식습관 개선으로 요산농도 관리해야

통풍을 얘기할 때 늘 ‘치맥’이 등장하는 이유는 맥주와 육류가 퓨린함량이 높은 대표 식품이기 때문이다. 등푸른생선, 새우 등도 퓨린함량이 많다고 알려졌으며 과일주스나 청량음료에 함유된 과당도 요산배출을 억제해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서울의료원 류마티스내과 최병용 과장은 “통풍환자는 오랜기간 무증상 상태로 혈중 요산수치가 높은 경우가 많은데 이는 통풍 발병위험을 높일 뿐 아니라 고혈압, 비만, 지방간, 이상지질혈증 등 대사증후군의 발병위험도 약 1.6배 정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됐다”며 “따라서 평소 식습관 개선을 통해 요산농도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혈중요산수치가 높아도 통풍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를 ‘무증상 고요산혈증’이라고 하는데 이때는 투약 없이 관찰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마냥 안심해서도 안 된다.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송란 교수는 “어찌 됐든 혈중요산수치가 높으면 통풍, 신장결석, 신장질환 등의 위험이 있어 개인별로 요산산수치가 높은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교정하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며 “환자에 따라 요산강하제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으니 증상이 없다고 방심하지 말고 주치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치료계획을 세울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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