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제제 기차 탄 ‘아토피피부염·건선’…목적지 내린 건 건선뿐?
생물학제제 기차 탄 ‘아토피피부염·건선’…목적지 내린 건 건선뿐?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4.26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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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건선은 급여 인정돼 본인부담률 10%에 불과
중증아토피피부염은 비급여로 고가의 치료비 감당해야
“유일한 치료옵션 눈앞에 두고도 엄두조차 못내”
아토피피부염은 건선처럼 한 번 발생하면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기존 치료법으로 효과를 보지 못한 중증아토피피부염환자를 위한 생물학제제가 출시됐지만 아직 보험 급여를 인정받지 못해 치료 부담이 큰 상황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아토피피부염은 건선처럼 한 번 발생하면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기존 치료법으로 효과를 보지 못한 중증아토피피부염환자를 위한 생물학제제가 출시됐지만 아직 보험 급여를 인정받지 못해 치료 부담이 큰 상황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한 번 발생하면 평생 함께 가야 하는 아토피피부염과 건선. 두 질환 모두 면역체계이상으로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완치가 어려워 꾸준한 관리를 통해 증상을 조절해야만 한다.

하지만 두 질환은 깊이 살펴보면 발생부위, 증상 등이 엄연히 다르다. 아토피피부염은 주로 팔꿈치 안쪽, 무릎 뒤쪽, 사타구니 등 피부가 겹치는 안쪽에 주로 증상이 발생하는 반면 건선은 팔꿈치 바깥쪽, 무릎 안쪽, 정강이, 두피 등 자극을 많이 받는 피부 바깥에 나타난다.

또 아토피피부염은 피부가 붉어지고 열감, 진물을 동반하지만 건선은 피부병변의 경계가 아토피피부염보다 뚜렷하고 발진부위에 흰 각질이 겹겹이 쌓이는 것이 특징이다.

가려움은 아토피피부염이 상대적으로 더 심하다. 실제로 외국의 한 통계에 따르면 아토피피부염환자 380명 중 60% 이상이 하루 12시간 이상 가려움증을 느꼈으며 37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무려 50% 이상이 일주일에 6일 이상 극심한 가려움증으로 인해 수면장애마저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제 면에서는 두 질환 모두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연고를 바르는 국소치료, 약을 먹는 전신치료 등 기본적인 치료법으로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했던 중증 아토피피부염·건선환자들을 위한 효과적인 표적생물학제제(질병에 관여하는 요인만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치료제)가 출시된 것이다.

■치료제 발전 이뤘으나 접근성은 천지차이

그런데 ‘치료 접근성’ 면에서는 확실한 차이가 있다. 중증 건선이 2017년 산정특례제도에 포함되면서 치료제의 본인부담률이 기존 50~60%에서 10%로 경감된 데 비해 아토피피부염은 아직 보험급여를 인정받지 못해 고가의 약제비를 환자가 오롯이 감당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건선보다 한 발짝 늦긴 했어도 아토피피부염 역시 지난해 8월 스테로이드제제나 전신면역억제제 외에 뾰족한 치료법이 없었던 중중아토피피부염환자들을 위한 생물학제제(듀피젠트)가 빛을 보게 됐다.

듀피젠트는 아토피피부염환자의 지속적인 염증요인인 인터루킨-4와 인터루킨-13의 작용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표적치료제로 대규모 임상을 통해 중증아토피피부염환자들에게 장기간 사용하기에 적합하고 안전한 치료제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중증아토피피부염환자들은 이에 대한 보험급여를 인정받지 못해 눈앞에 희망을 두고도 잡지 못하고 있다.

환자들은 치료 형평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건선환자들이 급여화를 이뤄냈던 것처럼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자는 입장이다.

전문가들 역시 이러한 상황에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순천향대부천병원 피부과 박영립 교수(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회장)는 “최근 등장한 생물학제제는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중증아토피피부염환자에겐 그야말로 효과와 안정성을 인정받은, 꼭 필요한 치료옵션”이라며 “이들에게 생물학제제의 의료접근성이 확보돼야 치료법이 있어도 돈이 없어 포기상태에 이르는 치료난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간요법 의존 X, 적절한 치료제로 꾸준히 관리해야

한편 피부과 약제에 대한 잘못된 오해로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의존하다 증상이 악화되는 아토피피부염환자들도 있다. 특히 아토피피부염치료제가 독하다거나 성장을 방해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피부의 염증과 가려움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스테로이드제를 피부에 바르는 것이 기본”이라며 “스테로이드제가 유발할 수 있는 부작용 때문에 이를 무조건 피하는 것은 오히려 아토피피부염을 악화시키는 지름길로 피부과 의사의 처방에 따라 적절한 치료제를 선택해야한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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