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불안’이라는 감정과 현명하게 살아가는 법
[특별기고] ‘불안’이라는 감정과 현명하게 살아가는 법
  • 김은지 서울청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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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지 서울청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김은지 서울청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불안을 경험하게 된다. 중요한 시험이나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느끼는 불안, 타인을 마주하는 상황에서 느끼는 불안 등 많은 사람이 흔히 경험하는 불안이 있는가 하면 인생의 큰 위기가 닥쳤을 때 극심한 걱정과 불안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비행기나 대중교통 또는 사람이 많은 공공장소 등 특정 상황에서 원인 모를 불안과 공포를 느끼기도 한다.

이같은 일시적인 불안 외에도 타고난 불안 기질과 여러 가지 환경적요인의 영향으로 매사에 지나친 걱정과 불안을 느끼거나 아무 이유 없이 막연한 불안감이 지속돼 고통받는 사람도 있다.

불안은 생존을 위한 본능이기도 하다. 자신의 인생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알 수 없는 낯선 상황과 대상은 일단 불안을 느끼면서 경계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다.

불안이 본능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면 불안을 전적으로 없애려는 시도는 불가능할 것이며 그것이 바람직한 것만도 아닐 것이다. 즉 적정한 수준의 불안과 긴장은 삶에서 필수적인 것인데 이러한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압도당하게 될 때 우리는 불안에 갇혀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된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불안을 인지하고 다스리는 것이 좋을까? 불편한 감정을 다루고 마음을 단련하는 과정에 포함되는 ‘마음챙김(mindfulness)’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마음챙김이란 지금 이 순간 내면에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에 집중하되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내면에서 이뤄지는 경험을 있는 그대로 수용한다는 것은 불안과 같은 자신의 감정을 나쁘고 잘못된, 그래서 빨리 없애거나 벗어나야 하는 것으로 단정짓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연습은 놀랍게도 스스로를 괴롭히는 감정의 많은 부분이 자연스럽게 지나가도록 만든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불안을 느끼는 자신을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또 불안으로 인해 괴롭더라도 언젠가는 이 괴로운 감정이 지나갈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면서 스스로 불안을 다스릴 수 있게 될 것이다.

물론 모든 불안이 이렇게 긍정적인 방식으로 다스리는 걸로 충분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자신의 능력 발휘를 저하시키는 지나친 수행 불안, 대인관계를 어렵게 만들어 사회적으로 고립시키는 극도의 사회 불안, 특정 상황과 대상에 대해 원인 모를 불안과 공포를 느끼며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신체적 불안증상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 등은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알맞은 치료를 받아야한다.

이러한 증상들은 생물학적인 요인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뇌의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바로잡는 약물치료가 도움이 된다. 이와 더불어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면 증상을 보다 빨리 완화할 수 있고 일상생활 및 사회적 기능을 유지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다양한 불안증상으로 삶에 제약을 받는 사람들은 이러한 치료적 접근을 반드시 고려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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