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슬금슬금 다가오는 위협 ‘담낭(쓸개)질환’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슬금슬금 다가오는 위협 ‘담낭(쓸개)질환’
  • 김동인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5.0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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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인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
김동인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

간에 붙어있는 주머니 ‘담낭(쓸개)’은 간에서 분비된 담즙(쓸개즙)을 농축·저장하고 있다가 음식물이 소화될 때 담도를 통해 십이지장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담즙은 소화효소가 포함돼 지방의 소화·흡수를 돕는다. 이는 간세포에서 만들어져서 미세 담관을 통해 담도로 분비되며, 간내에 펼쳐진 담도를 따라 흘러 담낭에 일시적으로 저장돼 있다가 총담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유출된다. 그런데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동물도 중년 이상이 되면 담낭이 문제를 많이 일으킨다. 사람은 40대, 강아지는 7살 이상이면 중년이라 볼 수 있다.

담낭질환은 ▲찌꺼기(슬러지)가 점점 차 들어가다가 뭉쳐지면서 끈적이고 유동성이 없는 점액성 내용물로 변화되는 담낭점액낭종 ▲내용물이 결석으로 뭉쳐지는 담석증 ▲이러한 질환들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담낭의 염증 등이 있다. 이 때문에 담즙 배출에 문제가 생겨 식욕부진, 구토, 상복부 통증 등 소화장애와 황달, 복수 등 간 관련 임상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약화된 담낭이 파열되면 강력한 소화효소가 간, 복강 내로 쏟아져 나와 급성 복통, 복막염, 패혈증, 쇼크가 발생하며 급사까지 이르게 될 수 있다.

원인은 완벽히 밝혀져 있지 않고 완벽한 예방법도 없다. 다만 원인으로 식이와 관련된 내용이 있다. 고지방식을 많이 섭취함으로써 간에서 담즙이 소화할 수 있는 정도 이상의 콜레스테롤이 합성되고, 과잉생산 된 콜레스테롤 중 일부는 크리스탈화 돼 담낭 찌꺼기 또는 담석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하지만 반대로 저지방식(고탄수화물식)은 옳은가? 그것도 아니다. 저지방식을 섭취함으로써 담낭이 평소보다 적은 역할을 하게 되면 담낭 내에 담즙이 정체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콜레스테롤이 크리스탈화 되는 시간 또한 상대적으로 늘어나 담낭 찌꺼기 또는 담석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보호자는 이 말을 들으면 “도대체 어쩌라는 건지···”라는 소리가 나올 법 하다. 중간을 지키는 건 너무나 어렵다. 개체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담낭의 활동성을 낮추는 다른 요인으로 간경화, 호르몬 치료, 임신 등이 언급된다.

담낭질환 진단은 복부초음파 촬영으로 한다. 초음파 상에서 담낭 내에 자동차바퀴 또는 키위모양의 전형적인 형태 외에도 무정형의 유동성 없는 형태가 관찰된다. 혈액검사 상으로는 정상에서부터 간효소치 및 ALP, GGT, 황달수치 등의 상승까지 다양하게 나타나므로 혈액검사만으로는 진단할 수 없다.

부신피질기능항진증, 갑상선기능저하증 등의 내분비계 질환이 위험성을 높일 수 있으므로 평소 검진이 중요하다.

단순히 하루 이틀 지속한 구토와 식욕부진으로 내원했는데, 담낭파열로 진단돼 응급 수술이 행해지는 경우도 많다. 평소 검진을 통해 담낭의 이상유무를 알고 있으면서 이상이 발견되면 꾸준한 모니터링으로 변화를 관찰해주는 방법을 담낭질환 예방법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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