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심각한 질병 유발하는 흡혈 진드기 주의보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심각한 질병 유발하는 흡혈 진드기 주의보
  • 김현욱 24시 해마루동물병원 응급중환자의료센터 센터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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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욱 24시 분당 해마루동물병원 응급중환자의료센터 센터장
김현욱 24시 분당 해마루동물병원 응급중환자의료센터 센터장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산책이나 등산 등 외부 활동이 잦아지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맞게 많은 반려인이 모기를 통해 전염되는 심장사상충에 대해서 매월 예방을 잘하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외부 기생충인 참진드기에 대한 예방은 소홀한 경우가 있다.

참진드기는 집먼지/귀/옴/모낭진드기 등과는 달리 거미강으로 분류되는 외부 기생충이다. 흡혈을 통해 생식을 하며 암컷 참진드기는 한 번에 3천개가 넘는 알을 낳아 번식한다. 참진드기는 풀숲과 덤불 지역의 풀잎 끝에 붙어 있다가 지나가는 반려동물에게 달라붙어 흡혈한다. 정말 많은 수의 참진드기가 흡혈하지 않는 한 단순 흡혈로 빈혈이나 임상적인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흡혈 과정에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SFTS), 라임병(Lyme disease), 바베시아증(Babesiosis), 아나플라즈마증(Anaplasmosis), 에를리히증(Ehrlichiosis) 등 진드기 매개 질병을 옮길 수 있다. 이러한 질병들은 생명을 위협하게 되며 진단 및 치료가 쉽지 않다. 라임병, 에를리히증은 만성적인 질병을 유발한다. 바베시아증 등은 심각한 빈혈을 일으켜 수혈이 필요할 정도로 응급 상황에 처하는 경우도 흔하다.

드문 경우지만 반려동물에 붙은 참진드기가 실내로 옮겨와 사람을 물 수도 있다. 사람도 진드기 매개 질병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외출 시 반려동물뿐만 아니라 사람도 참진드기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

야외 활동을 할 때 참진드기를 예방하는 방법은 ▲야생동물이 지나는 곳에 있는 풀숲이나 덤불 지역을 피하기 ▲진드기 기피 목걸이 착용 ▲진드기 예방 도포제 사용 ▲경구 예방약 복용 등 다양하다. 대부분의 진드기 예방제는 효과적이지만 참진드기가 일시적으로 털에 붙을 수 있다. 또한 진드기 예방약이 참진드기가 실제 흡혈을 하거나 피부에 접촉해야 약효를 보일 수 있으므로 외출 후에는 털에 참진드기나 다른 벌레, 풀씨, 가시 등이 붙지 않았는지 구석구석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진드기 활동이 활발한 시기에 예방을 소홀히 하는 경우 외출 후 진드기가 붙어 있는 것을 늦게 발견할 수 있다. 흡혈한 진드기는 몸이 부풀기 때문에 때로는 피부 종괴로 오인하고 동물병원에 데려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진드기가 발견되면 가능한 빨리 제거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억지로 뜯어내는 경우 머리 부위가 피부에 박혀 지속해서 염증을 일으키거나 진드기 매개 질병을 결국 옮기게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머리 부위를 핀셋으로 조심스럽게 잡아 제거하거나 진드기 제거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진드기 제거 후에도 물린 부위에 대한 소독, 진드기 매개 질병의 감염 방지를 위한 예방조치, 향후 진드기 매개 질병 발생 여부에 대한 진단 검사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동물병원 진료는 필수적이다.

온난 기후에 속하던 우리나라가 점점 아열대 기후로 바뀌면서 진드기와 같은 곤충들의 활동 시기가 빨라지고 감염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참진드기는 심각한 전염성 질환의 매개가 되기 때문에 야외 활동할 때 사람과 반려동물 모두 주의해야 한다. 사람의 예방 수칙에 대해서는 질병관리본부 등의 교육 자료를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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