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비누와 폼 클렌저는 다르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비누와 폼 클렌저는 다르다? 말도 안 되는 소리!
  •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fk0824@k-health.com)
  • 승인 2019.05.03 17: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화장품코너에서 비누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필자 역시 비누를 마지막으로 사용했던 때가 매우 오래전이었던 것 같다.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아마도 비누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이 다양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무심코 화장실수납대를 열어보니 지인들로부터 선물 받은 비누가 미처 주인 손을 타지도 못한 채 먼지가 수북하다. ‘이 비누를 어디에 쓰지? 세안을 해야할까? 몸을 씻어야하나? 아니면 속옷이라도 빨아야하나?’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비누들을 두고 고민에 빠진다.

무엇 때문에 한때 만능세안제로 사용해왔던 비누가 이렇게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을까? 이는 비누를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세안화장품들이 등장하면서 비누가 가진 단점을 보완해 줄 것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대표적으로 ‘폼 클렌저’를 꼽을 수 있는데 실제로 비누와 폼 클렌저는 정말 다를까?

일단 비누든 폼 클렌저든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세정’이다. 피부에 남아 있는 노폐물을 제거하면서 피부자극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적인 것이다. 물론 피부에 남아있는 메이크업제품 같은 제형은 유성성분을 이용해 지워야 효율적으로 씻겨진다. 하지만 피부에 남아 있는 피지, 먼지를 비롯한 노폐물은 비누든 폼 클렌저든 계면활성제성분을 기본으로 한다.

일반적으로 비누는 화학공정을 거쳐 계면활성제의 일종인 지방산을 기본으로 나트륨과 칼륨을 혼합해 만든다. 폼 클렌저는 석유에서 추출한 탄화수소를 산과 염의 반응을 일으켜 만드는데 계면활성제성분을 이용해 불필요한 노폐물을 제거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얼굴을 세정하는 제품은 모두 깨끗하게 씻어내는 것이 목적이다. 따라서 기대 이상의 기능은 의미가 없다. 예를 들면 ‘기능성세안제’라고 광고하는 제품들이다.

생각해보자! 어차피 얼굴에 남아 있는 노폐물을 흡착해 효율적으로 제거해야하는데 미백이니 주름개선이니 항산화성분이니 하는 것들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설사 피부에 효과적인 비싼 기능성성분이 포함돼 있다고 한들 노폐물범벅인 얼굴을 씻지도 않고 흡수시킬 것인가? 단언컨대 세안제를 두고서 그런 어리석은 짓을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폼 클렌저는 유럽에서 시작됐는데 유럽의 물은 마그네슘이 다량 포함돼 있는 ‘센물’이다. 비누의 주성분인 지방산과 마그네슘이 만나면 거품이 잘 일어나지 않는 성질 때문에 효율적으로 노폐물을 제거하기 어렵다. 세정의 기본원리는 계면활성제가 만들어내는 풍성한 거품을 이용해 노폐물을 제거하는 것이기 때문에 액상의 클렌징제품을 사용한 것이 폼 클렌저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결국 비누와 폼 클렌저는 우리가 세안제를 사용하는 환경에 따라 용도만 다를 뿐이다. 따라서 비누는 나쁘다 폼 클렌저는 좋다고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 세안제는 피부를 깨끗하게 씻어내는 기본적이고 단순한 기능에 충실해야한다는 점을 기억해야한다.

더 이상 세안제 선택에 있어 기능성성분 때문에 헷갈리지 말자! 어차피 우리가 지워야할 것은 화장품성분과 그 잔여물일 뿐이다. 과감히 화장실수납대에서 잠자고 있는 비누를 꺼내보자. 단 피부가 건조하다면 비누 중에서도 약산성비누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기대 이상의 가성비를 안겨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