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완치할 수 있는 고양이 당뇨병, 전제조건은?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완치할 수 있는 고양이 당뇨병, 전제조건은?
  • 유현진 닥터캣 고양이병원(고양이동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5.09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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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전문 닥터캣 고양이병원 유현진 원장
유현진 고양이전문병원 닥터캣(고양이친화병원 인증) 원장

인간 100세, 고양이 21세 시대. 고양이도 인간처럼 다양한 대사성 질환을 진단받고 치료받으며 살고 있다. 당뇨병은 갑상선기능항진증과 더불어 고양이에게 가장 흔한 내분비질환 중의 하나다. 영국에서는 200마리 중 1마리의 고양이가 당뇨병에 이환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국내 반려동물 중에도 해마다 당뇨 환자가 증가추세에 있는데, 고양이의 당뇨병은 개의 당뇨병과는 기전도 다르고 관리와 치료 방법에도 차이가 있다.

■ 당뇨병이란

음식을 통해 섭취된 탄수화물이 소화 과정을 거치면 포도당이 돼 세포들의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그 과정에 관여하는 호르몬이 췌장에서 생성되는 인슐린이다. 그러나 인슐린이 제대로 생성·분비되지 않거나 분비되더라도 생체에서 인슐린을 이용하는 기능에 문제가 있으면, 포도당이 세포 내로 들어가지 못하고 혈액 안에 축적돼 고혈당 상태가 되고 과도한 포도당은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나온다. 이를 당뇨라고 한다.

■ 당뇨병의 타입

제1형 당뇨병 : 자가 면역 질환이나 췌장의 질병에 의해 췌장의 베타세포가 파괴돼 인슐린을 제대로 생성해 내지 못하는 상태다. 이 경우 평생 외부에서 인슐린을 공급해 주어야 생존할 수 있다. 이를 인슐린 의존성 당뇨병이라 한다. 사람에서는 주로 소아나 청소년에게 발병하는 특징이 있으며 개에서는 대부분의 당뇨병 환자가 1형에 속한다.

제2형 당뇨병 : 췌장에서 인슐린은 정상적으로 분비되는데 인슐린의 표적 세포인 근육 세포나 간세포의 인슐린 수용체에 저항이 생겨 인슐린에 효과적으로 반응하지 않는 형태다. 인슐린 비의존성 당뇨병이라 한다. 우리나라 성인 당뇨와 고양이 당뇨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당뇨병의 대표적인 증상은 ▲물을 많이 마시고 ▲화장실을 자주 가고 ▲밥을 많이 먹지만 살이 빠지고 ▲기운이 없는 것이다. 중년에서 노령의 고양이 중 실내에서 생활하는 활동량이 부족한 비만 수고양이가 더 잘 걸린다.

당뇨병의 진단은 혈액검사, 소변검사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고양이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혈당이 상승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단순히 혈당이 정상범위보다 높다고 당뇨를 확진하기 보다는 스트레스를 최소화 한 환경에서 추가적인 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

당뇨병을 진단한 후에는 혈당곡선을 그리며 여러 종류의 인슐린 중에 고양이 환자의 증상을 가장 잘 조절해 줄 수 있는 인슐린의 종류와 용량을 찾아 치료한다. 이 때 혈당측정을 위해 계속 발바닥 패드나 귀 끝을 란셋으로 찔러 채혈하면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힘들어하기 때문에 필자는 연속 당측정기(CGMS: Continuous Glucose Monitoring System)사용을 선호한다. 연속 당측정기는 피부의 털을 조금 밀고 작은 센서를 몸에 부착해 놓으면 5분마다 자동으로 세포 간질액의 당 농도를 블루투스를 이용해 기록장비로 전송해주고, 한번 장착 시 최장 일주일 정도까지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24시간 빈틈없는 모니터링이 가능해 진단 초기 고양이 환자의 안정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고양이의 당뇨와 개의 당뇨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인슐린 저항의 원인을 초기에 찾아 집중 치료를 잘 받으면 고양이 당뇨환자의 경우 50% 정도는 인슐린을 끊어도 정상적인 혈당을 유지하며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집 고양이가 평소보다 물을 많이 먹고, 소변을 많이 보고, 밥을 많이 먹는데 체중이 감소하는 것 같다면 오늘 당장 동물병원을 방문해 검사부터 해보길 바란다. 정확한 진단을 받고 하루라도 빨리 치료를 시작한다면 완치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 바로 고양이 당뇨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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