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CT 안 찍어도 ‘축농증’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굳이 CT 안 찍어도 ‘축농증’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5.13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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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팀 연구결과 발표
엑스선 활용한 단순촬영검사에 ‘딥러닝 알고리즘’ 적용
영상의학과 의사의 진단 정확도와 동등한 수준 보여
기침, 누런 콧물, 코막힘, 후비루 등의 증상이 2주 이상 계속된다면 축농증을 의심하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한다. 최근에는 국내 연구진이 CT 외에 엑스선을 이용한 단순촬영검사로 축농증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 환자들이 방사선노출 걱정을 덜고 보다 정확히 축농증을 진단받을 수 있는 길을 열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기침, 누런 콧물, 코막힘, 후비루 등의 증상이 2주 이상 계속된다면 축농증을 의심하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한다. 최근에는 국내 연구진이 CT 외에 엑스선을 이용한 단순촬영검사로 축농증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 환자들이 방사선노출 걱정을 덜고 보다 정확히 축농증을 진단받을 수 있는 길을 열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축농증은 한 번 발생하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다. 우리 코 안쪽에는 어른 주먹만 한 크기의 빈 공간(비강)이 있는데 이 주변에는 또 부비동이라고 하는 작은 동굴 모양의 빈 공간이 4쌍(상악동, 전두동, 사골동, 접형동)이나 있다.

축농증은 바로 이 부비동이 세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질환으로 ‘부비동염’이라고도 한다. 보통 뺨 안쪽에 위치한 상악동에서 축농증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

염증으로 인해 부비동 점막이 부으면 그 안에 분비물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못하고 세균에 의해 농으로 변하게 된다. 이 때문에 축농증환자들은 늘 콧속이 답답하다. 코막힘, 누런 콧물이 계속되며 배출되지 못한 분비물이 목으로 넘어가 기침과 가래가 많이 난다.

축농증의 주요 원인으로는 감기를 제때 치료하지 않거나 만성비염 등이 꼽힌다. 이들 질환으로 발생한 비강염증이 부비동까지 번져 축농증으로까지 악화될 수 있는 것이다. 감기치료를 했는데도 7~10일이 지나서까지 코막힘이나 누런 콧물 등 유독 코가 불편하다면 축농증을 의심하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한다. 비염 역시 축농증으로 악화되지 않도록 꾸준한 치료 및 관리가 필요하다.

일단 축농증이 의심돼 병원에 오면 일차적으로 엑스선을 이용해 코 안을 검사한다. 하지만 진단의 정확도가 70~80% 수준으로 그리 높지 않아서 정밀진단이 필요하거나 수술을 계획하는 경우 정확도가 높은 CT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최근 국내 의료진이 CT가 아닌 엑스선을 이용한 단순촬영검사에서도 정확하게 부비동염을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는 소식이다.

왼쪽부터 선우준·이경준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선우준·이경준 교수 연구팀은 2003~2017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부비동염이 의심돼 시행한 단순촬영검사결과 9000건(영상소견에 따라 정상 또는 상악동 부비동염으로 분류, 학습용 데이터 8000건/검증용 데이터 1000건)을 토대로 딥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개발된 딥러닝 알고리즘의 성능을 확인하고자 숙련된 영상의학과 의사 5명과의 진단 정확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딥러닝 알고리즘의 진단 정확도가 모든 시험용 데이터셋에서 영상의학과 의사와 동등한 수준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더욱이 연구팀에 따르면 분당서울대병원의 영상데이터를 이용해 학습한 딥러닝 알고리즘을 외부 병원(서울대병원 본원)의 영상데이터에 적용했을 때도 진단 정확도가 유지됐다.

딥러닝 알고리즘의 검증을 위해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촬영됐으나 학습에 이용되지 않은 데이터(그래프 A)와 서울대병원(본원)의 데이터(그래프 B)에 본 알고리즘을 적용했을 때의 진단 정확도. A와 B의 두 케이스에서 모두 딥러닝 알고리즘에서 수신기작동 특성 곡선의 곡선하면적(AUC)이 영상의학과 의사 5명에 비해 더 우수하게 나타났으며 민감도와 특이도 측면에서는 영상의학과 의사들과 동등한 수준을 보였다.
딥러닝 알고리즘의 검증을 위해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촬영됐으나 학습에 이용되지 않은 데이터(그래프 A)와 서울대병원(본원)의 데이터(그래프 B)에 본 알고리즘을 적용했을 때의 진단 정확도. A와 B의 두 케이스에서 모두 딥러닝 알고리즘에서 수신기작동 특성 곡선의 곡선하면적(AUC)이 영상의학과 의사 5명에 비해 더 우수하게 나타났으며 민감도와 특이도 측면에서는 영상의학과 의사들과 동등한 수준을 보였다.

선우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딥러닝 알고리즘을 이용하면 단순촬영검사에서도 정확하게 부비동염을 진단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며 “아울러 단순촬영검사는 방사선량이 CT검사의 20분의 1에 그치기 때문에 환자의 방사선노출을 최소화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선우 교수는 “다만 본 알고리즘을 실제로 일차검사 및 추적검사에 활용했을 때의 효용성을 확인하려면 향후 임상시험이 필요하다”며 “알고리즘의 정확도를 향상시키고 상악동 이외의 전두동, 사골동, 접형동 등 다른 부비동염의 진단에서도 본 알고리즘을 활용할 수 있도록 2가지 이상 각도에서 촬영한 단순촬영검사를 이용하는 후속연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Investigative Radi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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