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애완동물의 ‘아보카도’ 독성…사람에겐 안전할까?
[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애완동물의 ‘아보카도’ 독성…사람에겐 안전할까?
  •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5.1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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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아보카도는 흔하게 접할 수 있고 맛도 좋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많이들 먹는다. 그런데 개와 같은 애완동물에게는 아보카도를 먹이면 안 된다고 알려졌다. 아보카도는 독성물질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람에게는 안전할까?

아보카도에는 퍼신(persin)이라는 독성물질이 있다. 퍼신은 일종의 식물성 화학물질로 개 등의 애완동물에게 아보카도를 먹이면 심근괴사로 생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타 일반적인 가축 등 거의 모든 포유동물뿐 아니라 특히 새에게는 보다 쉽게 아보카도가 독성을 일으킨다.

잘 익은 아보카도의 경우 퍼신은 과육에 소량 존재한다. 하지만 껍질에는 상당한 양이 있고 가운데 있는 단단한 씨에는 다량 존재한다. 개에게 과육 부분은 소량 먹여도 되지만 껍질이나 씨앗을 먹이면 안 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런데 애완동물과 달리 아보카도는 사람에게는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항간에 사람은 퍼신에 대한 저항력이 있다고 하지만 사람에게도 그렇게 안전한 것 같지가 않다.

2010년 한 연구(J Environ Sci Health C Environ Carcinog Ecotoxicol Rev. 2010 Jul;28 (3))에서는 아보카도 과육과 잎 추출물이 사람의 혈액세포를 이용한 시험관 실험에서 DNA에 손상을 일으켜 유전독성을 나타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아보카도 추출물의 농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염색체의 돌연변이가 더 많이 일어났다.

이것은 사람의 경우에도 퍼신에 다량 노출되면 건강상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결론이다. 물론 사람의 소화기관에서 퍼신이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것인가에 대한 연구결과는 없기 때문에 시험관 실험의 결과가 그대로 적용될 수 없겠지만 후속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퍼신의 노출을 줄이기 위한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먼저 아보카도는 덜 익을수록 퍼신 함량이 높기 때문에 덜 익은 것을 먹어서는 안 된다. 잘 익은 아보카도라도 너무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더군다나 안의 단단한 씨앗까지 먹어서는 안 된다.

누가 씨앗까지 먹을까 싶겠지만 실제로 많은 인터넷 자료를 보면 최근에 씨앗까지 먹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씨앗을 오븐에 구워서 가루를 낸 후 스무디에 뿌려서 먹기도 한다. 씨까지 먹어야하는 이유로 심지어 항암작용까지 있는 것으로 설명한다.

씨까지 먹는 경우 가장 큰 문제는 퍼신의 섭취량을 조절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의 양을 얼마 동안 먹어야 안전한지 등에 관한 연구가 없다. 중요한 점은 퍼신은 농도에 따라서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세포에도 세포독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아보카도를 먹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 있다. 평소 라텍스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는 알레르기 반응을 쉽게 보인다. 라텍스는 고무를 만드는 재료로 고무장갑이나 매트리스 재료로 많이 사용되는데 고무나무와 아보카도가 동종 항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또 항응고제인 와파린의 효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항응고제를 복용 중이라면 섭취를 금한다. 혈전이 생길 수도 있다. 또 칼륨 함량이 매우 높아 만성 콩팥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칼륨이 배출되지 않아 혈중 칼륨농도가 높아지면서 부정맥이나 심장마비가 올 수 있다.

아보카도는 그렇게 안전한 과일이 아닌 것은 분명해 보인다.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측면 때문에 많이들 먹고 있는 만큼 보다 안전성 있는 근거들이 확보돼야 할 것이다. 특히 덜 익은 아보카도는 먹지 말고 무엇보다 껍질이나 씨앗은 버리는 것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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