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체트병은 생소한 희귀질환이지만 의외로 우리가 흔히 겪는 입안 ‘혓바늘’로 신호를 보낸다. 베체트병은 면역시스템이 고장 나면서 우리 몸을 지켜야할 면역세포가 엉뚱하게 우리 신체조직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입안부터 시작해 여러 장기에 염증을 일으킨다.
심지어 베체트병은 눈에도 염증을 일으킨다고 알려졌다. 대표적인 질환이 베체트 포도막염이다. 베체트 포도막염은 망막혈관염과 황반부종 같은 합병증을 동반해 시력저하가 생기며 심하면 실명에 이를 수 있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 의료진의 연구에 힘입어 망막혈관염 검사의 활용 폭이 넓어지면서 환자들이 한결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은 안과 강혜민 교수가 망막혈관염 진단에 활용됐던 기존의 형광안저촬영 선별검사로 광간섭단층촬영의 활용 가능성을 증명해보였다고 밝혔다.
망막혈관염을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기존에는 형광안저촬영을 이용했다. 하지만 이 검사는 조영제 사용으로 인한 과민반응위험이 있고 침습적이어서 반복적으로 하기에는 제한이 있다. 반면 광간섭단층촬영은 비침습적이면서도 망막과 맥락막의 해부학적인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현재 다양한 안과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이용되고 있다.
이에 강혜민 교수는 베체트 포도막염환자에서도 광간섭단층촬영이 망막혈관염의 선별검사로서 활용 가능한지 연구를 진행했다.
강혜민 교수는 국제성모병원에서 진료받은 베체트 포도막염환자 131명을 대상으로 광간섭단층촬영검사를 시행한 결과 베체트 포도막염의 유형과 평균 황반중심부 두께 및 황반 부피에 유의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강혜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베체트 포도막염환자에서 광간섭단층촬영술의 활용 폭을 넓혔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며 “무엇보다 환자에게 부담이 큰 형광안저촬영에 앞서 망막혈관염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진료 질 향상 및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베체트 포도막염 검사를 위한 보조 검사: 광간섭단층촬영’이라는 제목으로 국제학술지인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