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화장품으로 셀룰라이트를 없앤다고? 거짓환상에 속지 말자
[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화장품으로 셀룰라이트를 없앤다고? 거짓환상에 속지 말자
  •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fk0824@k-health.com)
  • 승인 2019.05.18 2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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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미용교육협회 회장)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미용교육협회 부회장)

봄을 알리는 꽃봉오리를 만끽하지도 못한 채 슬그머니 여름이 다가온 듯하다. 가벼워진 옷차림과 함께 기분 좋은 설렘을 즐겨보기도 전에 이리저리 삐죽 삐져나오는 감춰진 살 때문에 고민이다.

급한 마음에 운동을 시작해 보지만 성과가 시원치 않다보니 바르기만 해도 살을 빼준다는 화장품에까지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일명 ‘셀룰라이트 제거화장품’이라고 불리는 이들 제품은 여름시즌을 맞아 베스트셀러 상품으로 등극했다.

그런데 정말 화장품을 바르는 것만으로도 셀룰라이트가 없어질까?

먼저 셀룰라이트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해보자. 셀룰라이트는 지방과는 구별되는 개념으로 노폐물과 수분, 대사산물이 쌓여 만들어진 조직이다. 즉 지방세포 사이사이의 액체가 정체돼 변한 만성염증에 가까운 조직이다. 이로 인해 몸의 순환정체가 일어나고 결과적으로 체형이 변화되는 것이다.

셀룰라이트는 일명 ‘오렌지스킨’이라고도 불리며 손으로 만졌을 때 단단하고 통증을 일으키는 결절이 느껴진다. 하지만 단순히 살이 쪘다고 해서 셀룰라이트가 무조건 생성되는 것도 아닐뿐더러 오히려 마른 사람에게서 빈번히 발견되기도 한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셀룰라이트는 지방과는 구별되는 조직이므로 운동을 해도 좀처럼 제거하기 어렵기 때문에 매끈한 체형을 열망하는 사람들에 골치 아픈 존재임에 틀림없다. 게다가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으므로 여성인 경우 평생 안고 관리해야할 불편한 대상인 것이다.

셀룰라이트가 존재하는 곳은 다른 신체부위에 비해 체온이 낮은데 이는 국부적으로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체온이 높아지면 상대적으로 혈액 및 림프가 원활하게 전신을 순환하면서 신진대사속도가 빨라지며 노폐물 배출에 큰 도움을 준다.

여기에 착안해 나온 제품이 바로 ‘셀룰라이트 제거화장품’이다. 일반적으로 이 제품들은 바르는 즉시 열감을 낼 수 있는 ‘펩사이신’을 비롯한 화학성분이 함유돼있다. 얼마나 뜨거운지 ‘본 제품을 만진 손으로 절대 눈을 비비지 말라’는 경고 문구까지 크게 기재돼 있다.

하지만 단순히 열감을 부여한다고 해서 단단하게 뭉쳐져 있는 셀룰라이트가 분해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망상’이 아닐 수 없다.

셀룰라이트는 일반적으로 표피를 지나 진피 아래의 지방층에 형성돼 있는데 화장품이 지방층까지 도달해 효과를 나타내려면 그물망처럼 견고한 피부층을 통과해야만 한다. 단순도포만으로 표피에 수분막을 생성해 수분증발을 막는 수분화장품과는 달리 복잡한 피부구조를 뚫은 후 셀룰라이트를 감싸고 있는 단단한 ‘지방캡슐’까지 통과해야한다.

이때 비로소 변형된 조직을 효율적으로 분해시킬 수 있는 1단계 접근이 시작된 것인데 사실상 화장품도포만으로는 불가능한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설령 0.01%라도 흡수됐다고 가정하더라도 분해된 조직을 몸 밖으로 어떻게 배출할 것인가? 결국 복잡한 대사과정을 거쳐 땀이나 소변으로 배출돼야하는데 이는 화장품으로 가능한 영역이 아니다.

결국 셀룰라이트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지속적인 운동과 식습관교정을 통해 신체의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질 때 비로소 가능한 일이다.

아직도 피부에 화장품을 바른 후 나타나는 후끈한 열감이 진짜 셀룰라이트가 분해되면서 내는 열감이라고 착각하는가? 더 이상 화장품의 화학성분이 주는 가짜환상에 속지말자.

우리 몸은 열심히 움직이고 정성을 들인 만큼 건강해진다는 사실을 잊지않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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