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돌로 변하는 장기들, 고양이 특발성 고칼슘혈증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돌로 변하는 장기들, 고양이 특발성 고칼슘혈증
  •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ㅣ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5.27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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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얼마 전 일부 사료회사에서 자발적 리콜을 실시한 적이 있다. 이유는 사료에 비타민D가 과다하게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비타민D는 장에서 칼슘흡수를 촉진하고 신장에서 배출된 칼슘을 재흡수해 결국 혈액 내 칼슘농도를 높여 비타민D를 과다 섭취할 경우 혈액 내 칼슘농도가 높아지는 고칼슘혈증을 일으킨다. 이때 칼슘농도와 유지기간에 따라 증상과 위험성이 달라지는데 당연히 칼슘농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장시간 유지될수록 위험성은 커지게 되고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갑작스럽게 칼슘농도를 높일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예라면 바로 쥐약을 섭취했을 경우다. 고양이가 비타민D가 과하게 들어간 쥐약을 섭취하면 1-3일 내로 칼슘농도가 높아지고 급성신장손상, 심장이상, 고혈압, 의식저하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하지만 위의 경우는 극히 일부분이고 고양이에게 고칼슘혈증을 일으키는 흔한 원인에는 ▲신장병, ▲림프종, 편평상피암종, 다발성골수종 등의 일부 종양 ▲부갑상선기능항진증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질환들처럼 실제로 뚜렷한 원인이 있는 경우보다 더 흔한 경우는 특발성 고칼슘혈증으로 아무런 원인이 없는 경우를 지칭하며 고양이에서 가장 흔한 고칼슘혈증의 원인이다. 단 신장병과 종양의 경우 고칼슘혈증 자체보다 질환자체가 고양이 상태를 더 위중하게 만든다. 하지만 특발성 고칼슘혈증은 진행이 더뎌 초반부터 증상이 나타나는 고양이를 발견하긴 힘들다. 단, 칼슘이 높은 상황이 지속 되면 조직 사이에 칼슘이 침착하는 ‘석회화’가 일어날 수 있는데, 제목에서 언급한 ‘돌로 변해 기능을 잃는 장기’로 이해하면 된다.

석회화는 주로 신장이나 심장, 폐와 위장관 등의 장기에서 발생하는데, 특히 특발성 고칼슘혈증에서 석회화로 인해 서서히 중증의 신장병으로 악화할 수 있어 신장병으로의 진행여부를 면밀히 검사해야 한다.

특발성 고칼슘혈증의 진단을 위해서는 원인이 분명한 것들을 배제해야 하는데 배제에 이용되는 검사는 대부분 혈액검사로 호르몬농도검사도 포함된다.

고양이 고칼슘혈증의 치료는 먼저 뚜렷한 원인이 있는 경우 이를 먼저 치료해야 한다. 하지만 가장 흔한 특발성의 경우 ▲단백질 함량이 낮고 섬유소가 많은 식이 ▲이뇨제 ▲스테로이드 등의 약물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고양이의 상태와 치료반응에 따라 수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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