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켁켁’ 노령견이 하는 기침, 단순한 노화현상일까?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켁켁’ 노령견이 하는 기침, 단순한 노화현상일까?
  • 안성호 대구 죽전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6.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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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호 대구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죽전 내과원장
안성호 대구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죽전 내과원장

반려견이 나이가 들면 종종 기침한다. 그럴 때 많은 보호자는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기침을 하나보다 하고 쉽게 넘어가기도 한다. 하지만 때때로 중한 질환이 기침이 유발하기도 하므로 기침을 지속해서 할 땐 반려견의 상태를 주의 깊게 관찰해보아야 한다.

기침은 호흡기 내부의 분비물과 이물질 축적을 막기 위한 방어 수단이다. 기도 내로 어떠한 자극원이 들어오거나 기도에 어떤 이상이 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정상적인 반응이다. 하지만 기침이 일정 시간 이상 지속한다면 기침을 지속해서 일으킬 만한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해 봐야 한다.

다양한 질환이 기침을 일으킬 수 있는데 그중 발생 빈도가 높은 몇몇 질환에 관해 설명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 심장병이다. 모든 심장병이 기침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심장병 중 많은 빈도로 나타나는 울혈성 심부전은 심장의 비대에 따른 기관 압박이나 폐부종으로 기침을 유발할 수 있다. 환자가 목에 뭔가 걸린 듯한 마른기침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를 주로 새벽이나 저녁 시간에 자주 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운동 직후 증상이 심해지거나 자주 헐떡거리고 쉽게 지치는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심장병을 의심해 볼 만하다.

두 번째로 기관허탈이 있다. 기관 허탈은 입에서 폐까지 이어져있는 기관이 납작해지고 좁아지는 질병이다. 명확한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으나 요크셔테리어에게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기관허탈 때문에 하는 기침은 흥분하거나 호흡이 빨라졌을 때 심해지는 경향이 있으며 거위울음소리와 비슷한 마른 기침이 특징이다.

세 번째는 심장사상충증이다. 모기에 의해 감염되는 기생충성 질환이다. 주기적으로 올바른 예방을 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지만 종종 예방이 안 돼 걸리는 경우가 있다. 심장사상충에 감염되면 알러지성 폐렴이나 폐혈전증이 유발돼 기침이 나타 날 수 있다. 심장사상충 예방을 주기적으로 하지 못한 개체에게 기침 외에 식욕부진, 체중 감소, 복수, 혈뇨 등 증상이 동반되면 감염을 의심해 볼 만하다.

네 번째는 폐 종양이다. 나이 든 반려견이 이유 없이 호흡이 빠르고 기침을 한다면 종양을 의심해 볼 수도 있다. 반려견은 폐 자체에서 종양이 생기는 경우가 1% 이하이며 대부분 다른 부위 종양이 폐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호흡기와 관련 없는 장기에 종양이 있는 반려견이 지속해서 기침한다면 폐 쪽으로 종양이 전이된 것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다섯 번째는 만성기관지염이다. 이 질환은 특별한 원인 없이 2개월 이상 기침이 지속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노령의 소형 품종에게 다발한다. 지속적인 기침으로 기관지의 염증성 변화는 더 심해지고 이 때문에 기침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된다. 합병증이나 기저 질환이 명확하게 확인된 경우 특이적 처치를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 먼저 기침을 줄여 줄 수 있는 처치를 해 추가적인 기관지의 염증을 억제하며 관리해야 한다.

이외에도 기침을 유발할 수 있는 질환은 많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노령의 반려견이 지속해서 기침한다면 단순히 노화에 따른 증상이라 생각하지 말고 원인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봐야 한다.

위에 설명한 질환이 의심된다면 빠르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원인이 찾아진다면 보통 만성적인 질환이나 다른 질환과 복합적인 문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치료 효과 극대화 및 치료에 따른 후유증 최소화를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므로 담당 수의사와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 또한 호흡기 자극원에 노출되지 않도록 외부적인 환경 관리도 꾸준히 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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