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암(癌)’과 거리가 멀 것 같지만 ‘안종양’이라고 해서 눈에도 암이 발생할 수 있다. 안종양은 안구 자체에 발생하거나 눈꺼풀 또는 안구 주변 조직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을 통틀어 말한다.
안종양은 매우 생소하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질병이다. 지난해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통계(2016년 기준)에 따르면 국내에서 새로 발생한 암 22만9180건 중 안종양은 남녀 합쳐 135건으로 전체의 0.06%를 차지했다.
안종양은 망막모세포종, 맥락막흑색종, 눈물샘종양 등 종양이 생긴 위치에 따라 다양하게 나뉜다. 특히 눈꺼풀에 발생하는 안종양은 일상에서 흔한 다래끼로 오인하기 쉬워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다래끼는 눈꺼풀의 분비샘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눈꺼풀은 오염물질이 잘 달라붙고 늘 손이 많이 가는 곳이라 다래끼는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겪게 된다. 눈이 무겁고 불편하긴 해도 다래끼는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호전되거나 연고를 바르는 등 비교적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다래끼가 같은 부위에 계속 발생하거나 잘 낫지 않는다면 눈꺼풀에 악성종양이 생긴 것일 수 있어 속히 안과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눈꺼풀 주변에 없던 점이 생겨도 위험신호다. 특히 ▲시간이 갈수록 점의 크기가 커지거나 ▲색, 모양 등이 달라지는 경우 ▲점 중심 부위가 파이거나 ▲피부가 헐고 피가 나는 경우에는 악성 종양일 가능성이 높아 속히 조직검사를 받아야한다.
안종양은 대부분 수술로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종양이 눈꺼풀에만 발생한 상태면 대부분 수술로 치료되지만 다른 부위로 전이됐을 경우 예후가 좋지 않을 수 있다. 또 환자 상태에 따라 방사선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과도한 자외선은 안종양의 주요 위험요인으로도 꼽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종양이 눈의 어느 부위에 발생하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어 단순히 자외선차단만으로 안종양을 예방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강조하는 것은 안과 정기검진. 시기에 상관없이 1~2년마다 한 번씩 하되 가족력이 있다면 검진시기를 좀 더 앞당기는 것이 좋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장재우 부원장은 “눈에도 암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많은 이들이 잘 모르지만 안종양 역시 조기발견과 진단이 중요하므로 정기적으로 안과검진을 받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또 평소 눈 주변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특히 다래끼가 잘 낫지 않거나 눈꺼풀 주변에 없던 점이 생겼다면 속히 안과진료를 받아볼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