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도 변비의 늪에 빠질 수 있다!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도 변비의 늪에 빠질 수 있다!
  • 김성언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6.0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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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언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김성언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예로부터 쾌면(快眠), 쾌식(快食), 쾌변(快便)을 건강의 3대 원칙이라 했다. 이중 가장 뜻대로 안 되는 게 쾌변이다. 즉 변비에 걸리는 것이다. 변비에 걸려본 사람은 삶의 질이 뚝 떨어질 정도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당연히 신체 건강에도 빨간불이 들어온다. 변비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 이는 고양이도 마찬가지다.

건강한 고양이는 하루에 한 번 이상 변을 본다. 따라서 고양이가 이틀 이상 변을 보지 않았다면 변비를 의심할 수 있다. 이 밖에 변비 증상으로 ▲변이 아주 딱딱하거나 ▲배변량이 거의 없으며 ▲배변할 때 비명을 지르거나 ▲변에 피가 묻어 있는 것을 들 수 있다. 고양이가 어떻게든 변을 보려고 힘을 주다가 물똥이 소량 나올 수 있는데 이는 절대 설사가 아니다. 고양이가 변비에 걸리면 식욕부진, 구토, 무기력증, 하복부 팽만, 탈수 등이 따라오기도 한다.

고양이 변비는 왜 일어나는 것일까? 가장 큰 원인은 수분 섭취 부족이다. 고양이는 습성상 물을 그리 많이 마시지 않는다. 그런데 반려묘는 대부분 건사료를 먹으므로 체내 수분이 모자라기 쉽다. 습식사료를 주거나 건사료와 물을 1대1로 섞어 주면 변비 해결에 도움 된다. 고양이가 물을 충분히 마시도록 고양이 정수기를 사용하거나 물그릇 개수를 늘려주는 것도 좋다. 물그릇은 화장실에서 최대한 멀리 두도록 한다.

헤어볼이 원인일 수도 있다. 헤어볼은 고양이가 그루밍을 하다가 삼켜버린 죽은 털이 소화기관에서 실타래처럼 뭉쳐진 것이다. 일반적으로 헤어볼은 구토나 배변을 통해 몸 밖으로 나온다. 그런데 헤어볼의 양이 너무 많으면 장이 막혀서 변비에 걸리는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평소에 빗질을 자주 해주면서 죽은 털을 제거해야 한다.

화장실이 불결해서 배변을 참다가 변비에 걸릴 수도 있다. 고양이는 그만큼 민감하다. 따라서 화장실은 늘 청결하도록 신경 써서 관리해야 한다. 이외에 운동 부족, 스트레스, 비만, 식이 문제 등으로 변비가 나타난다.

질병이 원인일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거대결장증을 들 수 있다. 이는 결장이 매우 늘어나 무력해진 것이다. 내과적으로 관리할 수 없다면 결장의 일부나 전체를 절단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이 밖에 변비를 일으키는 질병은 결장의 안 또는 밖에 생긴 종괴, 외상에 따른 골반 골절, 직장염, 항문 주위 교상, 전립선 질환, 자율신경계 이상 등이 있다. 그러므로 변비가 의심되면 일단 동물병원을 찾아서 정확한 원인을 진단해야 한다. 변이 너무 많이 정체했다면 관장을 한 후 원인에 맞는 치료를 한다. 보호자가 임의로 사람용 관장제를 사용하면 절대 안 된다.

고양이의 변은 갈색을 띠며 화장실에 살짝 묻을 정도로 촉촉한 게 이상적이다. 평소에 고양이 변의 상태가 좋은지, 배변 횟수는 적절한지 습관적으로 확인하면 고양이의 건강을 살피는데 유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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