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가 ‘꺽꺽’ 거위 울음소리를 낸다면?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가 ‘꺽꺽’ 거위 울음소리를 낸다면?
  • 최새롬 24시 해마루동물병원 내과 팀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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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새롬 24시 분당 해마루동물병원 내과 팀장
최새롬 24시 분당 해마루동물병원 내과 팀장

점점 무더워져 여름이 다가오는 걸 실감할 수 있다. 여름이 되면 응급실은 바빠진다. 반려동물이 많이 활동하면서 외상, 교상 발생률이 높아지고 상한 음식을 먹고 난 뒤 구토, 설사도 심심치 않게 한다. 여름철에는 호흡곤란 환자도 빈번하게 내원하는 편인데 이 경우 응급실은 특히나 더 바빠진다. 오늘은 호흡곤란의 원인 중 하나인 기관협착증에 관해서 얘기해 보려고 한다.

기관협착증이란 연골로 이루어진 기관이 약해지면서 정상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현상이다. 흉부 엑스레이 사진을 찍어보면 흉강을 가로지르는 기관의 지름이 균일하지 않고 기관 중간에 좁아지는 부위를 관찰할 수 있다.

기관협착증은 푸들, 요크셔테리어, 포메라니안, 몰티즈, 퍼그, 치와와 등에게 자주 발생한다. 평균적으로 6~8살에 발견된다. 체형에 비해 체중이 과하게 나가는 비만견은 증상이 더 쉽게 발현될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증상은 기침이며 기침 끝에 구역질하기도 한다. 심한 경우 ‘거위 울음소리(Goose-Honking)’를 낸다.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철에는 특히 발작성으로 짧은 시간 동안 여러 차례 증상이 발현되면서 고체온증이 발생할 수 있다. 스스로 진정하지 못하면 약물을 통한 응급조치가 필요하다. 만일 심한 증상이 지속한다면 산소 순환 부전으로 청색증, 허탈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기관지협착증을 앓는 개의 흉부 엑스레이 사진
기관협착증을 앓는 개의 흉부 엑스레이 사진

 

가장 흔한 진단법은 흉부 엑스레이 촬영을 하는 것이다. 흡기(숨을 들이마실 때)와 호기(숨을 내뱉을 때)의 엑스레이 사진을 비교해서 기관이 좁아지는 것을 더 두드러지게 관찰할 수 있다. 기관지가 좁아져 있는 정도에 따라 Grade 1~4로 구분한다. 전체 직경의 25%가 감소했다면 Grade 1, 50%가 감소했다면 Grade 2, 75%가 감소했다면 Grade 3, 기관지 직경이 거의 안 보일 정도로 좁아졌다면 Grade 4로 구분한다. Grade 4로 확인될 경우에는 증상이 조금만 보여도 순식간에 저산소증으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기관협착증을 확인하면 기관지확장제, 진해제, 항염 목적의 스테로이드 약물 등을 투약한다. 응급실로 내원하는 호흡곤란 환자는 빠르게 증상을 완화해야 하므로 진정제를 혈관 주사로 투약할 수 있다. 고체온증이 급격하게 진행하므로 주변 환경을 시원하게 해주고 산소 공급도 시작해야 한다.

개 기관지협착증
개 기관협착증

비만 환자는 체중 감소가 필수적이며 지나친 운동은 제한하고 온도와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는 등의 환경 관리도 중요하다. 보통 환경 관리와 내복약 복용으로 증상이 조절되는 편이다. 하지만 질환을 앓은 지 오래됐거나 질환의 단계가 높은 환자는 다양한 약물에도 반응이 떨어질 때가 있다. 그러한 경우 기관지 내에 기관지 스텐트를 장착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그러나 스텐트 장착 후에 스텐트의 자리 이동, 스텐트 파열, 감염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부작용이 생길 경우 스텐트를 재건하기 힘들기 때문에 회복이 불가능할 수 있다. 따라서 스텐트 장착은 매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기침으로 시작하는 기관협착증은 꾸준한 약물 관리와 환경 관리가 필요한 질환 중의 하나다. 특히 여름 같은 더운 환경에서는 열 발산을 위해 호흡수가 많아져도 질병의 악화를 초래할 수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기관지 스텐트를 장착한 모습
기관지 스텐트를 장착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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