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하고 시원하니까? 여름철 레깅스·신발, 그 불편한 진실
편하고 시원하니까? 여름철 레깅스·신발, 그 불편한 진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6.10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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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깅스는 신축성이 좋고 가벼워 운동복으로 제격이지만 하복부를 강하게 압박해 장시간 착용하면 질염, 정계정맥류 등 다양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여름이면 으레 뻥 뚫린 옷과 신발만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의외로 몸을 꽉 조여 불편하게 만드는 복장장도 있다. 특히 남녀노소 운동복으로 즐겨 입는 레깅스는 하복부를 강하게 압박해 몸에 여러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신발 역시 마찬가지. 특히 여성들이 많이 신는 샌들은 겨울철 부츠와는 또 다른 질환들을 불러 주의가 필요하다.

■장시간 레깅스 착용…남녀 모두 건강 적신호

신축성이 좋고 움직임이 편해 남녀노소 운동복으로 많이 입는 레깅스. 하지만 우리가 편하다고 느끼는 사이 하복부는 상당한 압박감을 견뎌야한다.

일단 하복부가 강하게 압박받으면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긴다. 특히 이로 인해 여성은 냉증이나 생리통, 생리불순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또 질과 외음부가 꽉 조여지면서 가려움이 심해지고 습기가 차면서 세균감염으로 인해 질염이 발생할 수 있다.

강동성심병원 산부인과 문종수 교수는 “질염은 성기가 습해지면서 세균과 곰팡이, 바이러스가 질 내부에 증식돼 생기는 질환”이라며 “특히 질염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염증이 자궁으로까지 번져 자궁내막염, 난소염, 골반염 등으로 악화될 수 있어 초기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한다”고 강조했다.

남성도 안심은 금물이다. 특히 마라톤이나 사이클 시 레깅스를 착용하는 남성들이 많은데 장시간 착용하면 사타구니나 항문, 허벅지주변의 피부습진뿐 아니라 고환온도가 점점 상승해 정자운동이 저하될 수 있다.

강동성심병원 비뇨의학과 양대열 교수는 “고환온도가 계속 상승하면 고환 주변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돼 정계정맥류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정계정맥류는 남성불임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질환인 만큼 운동 후 고환에서 통증이 느껴지거나 음낭 내 덩어리가 만져진다면 속히 비뇨의학과의 진료를 받아볼 것”을 당부했다.

레깅스는 신축성이 좋고 가벼워 운동복으로 제격이지만 착용 후 반드시 몸 상태를 살피고 장시간 착용은 피해야한다. 운동시간이 꽤 길다면 가능한 통풍이 잘되는 면 소재 옷을 입고 운동 후에는 성기 주변을 깨끗하게 씻고 충분히 말리는 것이 좋다.

앞이 좁고 굽이 높은 여름샌들은 발가락을 계속 자극·압박해 소건막류나 지간신경종 등 다양한 족부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앞이 좁고 굽이 높은 여름샌들은 발가락을 계속 자극·압박해 소건막류나 지간신경종 등 다양한 족부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앞 좁고 굽 높은 샌들…발가락 변형 일으켜

여성들이 즐겨 신는 여름샌들. 모양도 이쁘고 시원하지만 앞이 좁고 굽이 높은 것들이 대부분이라 발가락에 힘을 주고 걸을 수밖에 없다. 특히 발볼이 넓거나 발등이 높은 사람은 새끼발가락에 힘이 쏠리면서 결국 발가락이 변형되는 소건막류에 노출될 수 있다.

소건막류는 새끼발가락 관절부분이 밖으로 돌출되는 질환이다. 돌출된 새끼발가락은 걸을 때마다 신발에 계속 자극받아 굳은살이 생기고 붓는 등 증상이 점점 악화된다. 유독 새끼발가락에 굳은살이 생기거나 굳은살을 깎아도 계속 생긴다면 소건막류를 의심하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한다.

목동힘찬병원 진호선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소건막류 초기에는 편한 신발을 신거나 특수 깔창, 패드 등을 신발 안에 착용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병이 많이 진행된 상태라면 수술로 변형된 뼈를 교정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앞이 좁고 굽이 높은 신발은 발가락으로 가는 신경, 즉 지간신경도 계속 압박한다. 심해지면 결국 신경이 부으면서 종양형태로 발전하는데 이것이 바로 ‘지간신경종’이다. 주로 세 번째와 네 번째 발가락 사이에 발생한다.

지간신경종이 발생하면 앞발바닥이 타는 것처럼 화끈거리거나 발가락이 찌릿찌릿 저린다. 심하면 발가락이 아예 무감각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들은 신발을 벗으면 금세 사라져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평소보다 발 앞쪽 통증이 심하거나 발가락이 저리다면 빨리 원인을 찾아 치료받는 것이 좋다. 통증부위를 피해 걷다 보면 오히려 다른 관절에 스트레스가 가해지면서 무릎, 고관절, 척추질환 등을 부를 수 있다.

지간신경종은 볼이 넉넉한 편한 신발만 신어도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다. 또 초기에 발견하면 기능성깔창이 깔린 신발로 치료할 수 있다.

진호선 원장은 “하지만 증상이 심하면 주사치료를 받거나 문제가 되는 부위의 신경을 없애는 신경종절제술을 받아야한다”며 “앞볼이 좁고 굽이 높은 신발은 최소한 일주일에 세 번 이상은 신지 말고 꼭 신을 일이 있다면 1~2시간마다 10분 정도 신발을 벗고 발가락을 움직여주거나 주물러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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