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환자 80% 이상 ‘건선성관절염’ 겪고도 무방비”
“건선환자 80% 이상 ‘건선성관절염’ 겪고도 무방비”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6.11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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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건선협회, 국내 건선환자 설문조사결과 발표
진료 시 건선성관절염 증상 설명·질문하는 환자 22%에 불과
의료진도 60% 이상이 건선성관절염 관련 증상 안 물어봐

아토피피부염과 함께 대표적인 난치성피부질환으로 꼽히는 건선. 아토피피부염만큼 흔하지는 않아도 건선환자 역시 꾸준히 늘고 있다. 대한건선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건선으로 치료받고 있는 환자는 2017년 기준으로 이미 약 17만명에 달했다.

■신체 여러 곳에 발생, 동반질환으로 부담↑

건선은 피부뿐 아니라 두피, 손발톱, 생식기 등 신체 여러 곳에 발생할 수 있다. 또 비단 피부뿐 아니라 전신의 염증반응을 일으키는데 가장 흔히 공격받는 곳은 관절, 그중에서도 손·발가락 같은 작은 관절을 침범한다.

이는 건선성관절염이라 불리며 건선의 대표적인 동반질환으로 꼽힌다. 일단 건선성관절염이 발생하면 손·발가락이 전체적으로 붓는다. 비록 증상은 작은 관절에서 시작되지만 방치하면 결국 관절 파괴를 부르는 무서운 병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척추 등 비교적 큰 관절에도 염증이 발생해 허리나 등에도 통증을 일으킨다고 알려졌다. 대개 피부증상이 발생하고 한참 뒤에야 관절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건선환자는 관절에도 이상이 발생하는지 평소 세심하게 살펴야한다.

■손발톱 건선환자, 건선성관절염 발병확률 3배↑

특히 손발톱에 건선이 발생한 환자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손발톱 건선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건선성관절염을 동반하거나 건선성관절염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3배가량 더 높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손발톱 건선과 건선성관절염이 같이 오면 더 괴롭다. 손발톱 모양이 변할 뿐 아니라 관절도 붓게 된다. 실제로 대한건선협회가 지난 4월 건선환자 49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건선환자의 86%가 건선성관절염증상을 경험했는데 이들 중 40%는 손톱이나 발톱이 함몰됐고 32.9%는 손·발가락 통증, 27.5%는 손·발가락 관절이 붓는 증상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중증일수록 건선성관절염 증상도 더 심하게 겪어

건선을 오래 앓고 증상이 심한 환자는 이러한 증상도 더 심하게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증건선환자(건선 환부 크기가 손바닥 크기 10배 이상)는 절반 이상(50.8%)이 손발톱에 구멍이나 함몰된 부위가 있다고 답한 반면 경증건선환자(건선 환부 크기가 손바닥 3개 이상)는 10명 중 3명 정도(31.4%)만이 함몰부위를 경험했다. 또 중증건선환자는 손·발가락 관절통증도 40% 이상 경험했지만 경증건선환자는 26.1%만이 경험했다. 

■건선성관절염 알아도 치료·관리는 소홀

다행히 많은 환자들이 건선성관절염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이번 조사에서도 환자의 68.5%가 건선성관절염이 건선의 주요 동반질환임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런데 정작 이에 대한 치료와 관리에는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건선환자가 의사에게 관련 증상을 설명하거나 질문한 경우는 22%에 불과했다. 의료진 역시 환자에게 건선성관절염 증상을 매번 물어보는 경우는 3.8%로 미미했다. 가끔 물어보는 경우도 26.5%에 그쳤으며 64.2%는 전혀 물어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건선협회 김성기 회장은 “건선성관절염은 방치할 경우 6개월 내 관절이 영구적으로 변형될 수 있어 일상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앞으로 대한건선협회는 건선환자들을 대상으로 건선성관절염의 증상과 위험도를 적극 알려 적절한 진단과 치료로 환자들이 삶의 질을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꾸준히 치료·관리하면 일상생활도 거뜬

건선은 연고를 바르는 국소치료부터 약을 복용하는 전신치료, 피부 또는 근육에 주사하는 생물학제제 등 치료방법이 매우 여러 가지다. 따라서 덜컥 절망하기보다 자신의 증상과 나이 등에 알맞은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꾸준히 유지하면 얼마든지 증상을 조절하면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평소 컨디션관리에도 신경써야한다.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 등은 증상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충분히 수면을 취하고 운동, 취미생활 등으로 스트레스를 최소화한다.

목욕습관도 중요하다. 미지근한 물(37~38도)로 10~15분 정도 짧게 하되 때를 박박 밀지 말고 세수하듯 부드럽게 닦아낸다. 세정제는 피부자극이 덜한 약산성제품을 사용하고 목욕 후 3분 이내에 전신에 보습제를 골고루 바른다.

술과 담배는 어떤 이유에서든 피해야한다. 실제로 알코올을 하루 80g 섭취하는 남성은 건선 발생위험이 2.2배 높고 하루 1갑 이상의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건선이 악화될 위험이 2배 이상 높다고 보고된 바 있다.

비만도 건선을 악화시키고 치료효과를 떨어뜨리는 위험요인으로 보고됐다. 고칼로리음식을 멀리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정체중을 유지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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