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비타민·영양 주사, 제대로 알고 맞아야 득(得)
[특별기고] 비타민·영양 주사, 제대로 알고 맞아야 득(得)
  • 강은진 인본병원 내과 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6.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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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진 인본병원 내과 원장
강은진 인본병원 내과 원장

최근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직장인과 만성질환자, 고령환자를 중심으로 소위 ‘비타민주사’ ‘영양주사’로 불리는 수액요법이 유행하고 있다. 직장인은 피로해소를 위해 점심시간에 짬을 내 회사나 집 근처 병원에서 수액요법을 받기도 하고 고농도의 비타민과 미네랄을 섞은 주사를 만병통치약처럼 소개하는 곳도 늘고 있다.

이름도 다양하고 성분도 다양한 비타민주사와 영양주사. 과연 유행하는 만큼 좋은 점만 있을까?

비타민주사, 영양주사는 수액요법의 일종이다. 수액요법은 비타민과 미네랄 외에도 다양한 약물들을 수액에 혼합해 정맥로를 확보, 투여하는 것을 말한다. 수액을 맞는 목적과 기저 질환, 복용 중인 약물, 환자 상태에 따라 혼합 약물의 조절이 필요하다.

특히 신장이나 간 기능이 저하된 사람에게는 특정 약물이나 고농도 비타민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극심한 피로감으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라도 피로의 원인은 제각각이다. 급성질환에 동반되는 극심한 무기력증, 전신통증을 호소하는 경우 비타민이나 영양성분만으로는 호전이 어렵기 때문에 소염·진통효과를 가진 약물을 병용하는 치료를 고려해야한다.

한 달 이상 지속되는 만성피로는 수액요법 이전에 원인 감별이 선행돼야한다. 소변색의 변화, 체중변화, 반복되는 발열, 관절통 등 특징적인 증상이 동반된 환자에서는 갑상선 이상, 간과 신장 이상, 류마티스질환 등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특정 질환이 진단된 경우 이에 대한 치료를 먼저 해야한다.

물론 질환이 확진되기 전 컨디션 조절에 도움이 되는 보조역할로 수액요법을 시행할 수 있다. 가령 과음으로 인한 피로는 금주하는 생활습관의 개선이 중요한데 이때 수액요법은 알코올 섭취에 따른 급성 증상들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비타민 결핍, 특정 성분 결핍이 있는 환자에서는 만성피로 개선효과가 더 두드러진다. 단 대부분 비타민주사와 영양주사는 효과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때로는 그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또 수액 제제 대부분이 1주 이상 효과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무엇보다 비타민주사, 영양주사는 정맥로를 확보해 약물을 투약하는 만큼 숙달된 의료진과 위생적인 약물보관, 급성 합병증 발생 시 적절한 처치가 가능한 병원에서 받는 것이 좋다.

수액요법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주기적인 수액요법 역시 권장하지 않는다. 꼭 필요한 경우 전문의에 의해 적절히 시행된 수액요법이야말로 삶의 질 개선에 든든한 지원자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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