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의 건치 이야기] 약? 화장품? 잃어버린 ‘치약’의 본질을 찾아서
[김현종의 건치 이야기] 약? 화장품? 잃어버린 ‘치약’의 본질을 찾아서
  •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6.14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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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치약은 입안을 청결하게 하고 충치와 잇몸질환 예방을 위해 사용하는 의약외품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한국에서 생산되는 치약보다 외국에서 수입되는 제품을 더 많이 선호하는 분위기다. 자연유래성분을 사용한 치약들이 유행하고 있으며 온라인에서는 무불소 치약도 흔하게 판매되고 있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치약에 든 일부 향균제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면서부터다.

한때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된 가습기살균제 성분이 일부 치약에도 들어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한 번 국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이 치약들은 전량 폐기됐다.

또 다른 성분도 문제가 됐는데 보존제인 파라벤 성분이 바로 그것이다. 파라벤은 치약이나 화장품에 들어가는 보존제성분으로 많이 섭취하면 문제 될 수 있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권고하는 대로 소량 넣는다면 건강상 큰 문제가 없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에게는 워낙 살균제 성분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자리잡힌 터라 지금은 거의 사용되고 있지 않다.

물론 몸에 좋지 않은 성분은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는 사실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일부의 경우 너무 과하게 문제로 제기돼 유용한 성분인데도 치약에서 빠져 화장품으로서의 기능만 하는 제품으로 바뀌는 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치약을 선택할 때는 일단 개인의 치아상태를 고려해야한다. 또 유효성분에 따라 제품별로 효능‧효과가 다르기 때문에 제품에 기재된 주성분을 확인, 내게 꼭 맞는 치약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약을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충치 예방이다. 따라서 충치 발생을 억제하는 성분인 불소가 꼭 들어가야한다.

세계치과의사협회에서는 충치 예방을 위한 치약의 불소 함유량을 1000 ppm이상으로 권고하고 있다. 물론 만 2세 소아의 경우 쌀알만큼 완전 작은 크기로 짜서 사용하되 이 역시 부담된다면 구강청결티슈를 사용해 치아를 관리할 것을 권고한다.

불소성분은 불소나 불소이온 형태로 치약에 들어간다. 1000ppm이라면 전체 치약을 100g이라고 가정했을 때 0.1g으로 아주 소량이다. 20Kg의 아이에게 불소로 인해 문제 될 수 있는 양은 불소 기준으로 약 100g의 치약을 섭취했을 때다. 하지만 이 정도 불소를 섭취하는 것이 쉽지 않고 한 번 양치할 때 쓰는 양을 1g이라 한다면 불소량은 1mg으로 아주 소량이다.

미국 치과의사협회에서는 유치가 날 때부터 불소가 든 치약을 쓰라고 권장한다. 잘 사용하면 실보다 득이 더 많은 셈이다.

무엇보다 나이 들수록 잇몸뼈, 즉 치조골과 잇몸이 내려가면서 충치에 약한 치아 뿌리 부분이 노출돼 음식이 더 많이 낀다. 충치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고령일수록 그리고 보철물이나 임플란트 치료를 받아 치아 사이의 공간이 많을수록 단순한 청량감 있는 치약보다 불소가 1000ppm 이상 들어있는 치약이 충치 예방효과가 더 확실하다. 이 치약을 선택해 올바른 방법으로 칫솔질한다면 구강건강을 쉽게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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