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견 설사에 대처하는 보호자의 자세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견 설사에 대처하는 보호자의 자세
  • 김태은 24시 해마루동물병원 진료협력과 부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6.1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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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은 24시 분당 해마루동물병원 진료협력과 부장
김태은 24시 분당 해마루동물병원 진료협력과 부장

반려견이 설사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동물병원에 데려가야 할까 아니면 좀 더 지켜봐야 할까? 판단은 어떤 기준으로 내려야 할까? 한 번쯤 이러한 고민을 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설사는 형태가 없는 무른 변을 의미한다. 개가 간혹 부드러운 연변을 보거나 설사할 때는 식이 변화나 환경 스트레스가 가장 흔한 원인이다. 그러나 평소와 달리 설사의 양이 많아지거나 지속해서 자주 관찰된다면 심각한 질병의 징조일 수 있다. 사소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설사는 간단한 치료로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증상과 더불어 나타나는 설사는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질환의 결과일 수 있다. 탈수가 지속하거나 전해질 불균형을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상태로 진행되기도 한다.

개가 설사를 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설사를 주요 증상으로 하는 질환은 대표적으로 세균, 바이러스, 장내 기생충이 일으키는 감염성 장염이 있다. 특히 어린 강아지는 파보 바이러스 감염으로 심각한 설사가 일어나 생명을 위협받기도 한다. 개가 음식물 쓰레기를 뒤져 먹거나 식이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음식을 포함해 자극적인 물질을 섭취했을 때, 또는 식단의 변화가 있을 때 갑작스레 설사하기도 한다. 일시적으로 여행, 이사 등 환경 변화에 따른 설사도 있다. 위험한 원인으로 약물, 독성 물질 섭취 또는 염증성 장 질환, 대사성 질환(췌장, 간, 신장, 내분비 관련), 종양 등 위장관 운동성이나 장내 환경 변화를 일으키는 전신 질환을 들 수 있다.

설사의 색깔, 경도, 냄새, 빈도는 원인을 감별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 때문에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두거나 대변 샘플을 수의사에게 가져가는 것도 좋다(단, 설사한 지 1~2시간 이내의 변이어야 함). 만약 설사가 유일한 증상이라면 특정 감염을 배제하기 위해 파보/코로나 키트 검사, 분변 기생충 검사를 먼저 실시하기도 한다.

설사는 소장 설사와 대장 설사로 분류한다. 소장 설사는 양이 많거나 체액 손실이 생길 수 있어 심각한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 체중 감소로 나타날 수 있다. 대장 설사는 부드러운 변, 점액성 또는 피가 섞인 변이 관찰되기도 하며 개가 불편해하고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럼 설사를 멈추기 위해 보호자가 주의해서 관찰할 점과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설사에 혈액이 섞여 있는지, 물이 어느 정도인지, 점액 물질이 함께 보이는지 또는 설사 외에 다른 증상이 있는지 살펴본다. 식사는 평소처럼 규칙적으로 먹이며 간식은 삼간다. 이전에 수의사가 처방했던 프로바이오틱스 제제가 있다면 그것을 먹여도 좋다. 물을 충분히 많이 마실 수 있도록 물그릇을 자주 체크한다. 개가 스트레스받지 않도록 안전한 장소(공간)를 확보하고 되도록 외부인(방문객) 접촉을 피한다. 반려견이 무른 변을 보고 있지만 여전히 생기발랄하고 장난도 잘 치고 밥도 잘 먹는다면 다음 배변 상태가 어떤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반려견 설사
반려견 설사

그렇다면 응급상태는 어떤 때일까? 설사의 심각성은 설사의 지속 시간과 얼마나 다양한 다른 증상이 동반되느냐에 달려 있다. 일반적으로 설사를 2일 이상 지속해서 하거나 하루 3회 이상 자주 관찰하는 경우에 동물병원에 데려가도록 권장한다. 특히 다량의 설사를 하면 수분 손실로 피부 탄력이 떨어지고 잇몸이 건조해지는 탈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설사와 동반되는 다른 증상으로 기력저하, 구토, 식욕 감퇴, 발열, 복부 통증을 들 수 있는데 이는 “위험 신호”로 보고 반드시 동물병원에 데려가야 한다.

동물병원에서는 진단을 정확히 내린 다음 그에 따른 적극적인 치료 즉, 수분 공급과 더불어 약물과 식이 관리를 병행한다. 단순한 급성 설사를 한 건강견은 수의사 처방식, 소화제, 혹은 충분한 물 공급으로 회복된다. 그러나 2~3일 이내 호전되지 않는다면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서 구충제, 장 염증을 감소시키기 위해 항생제를 포함한 여러 약물, 설사를 멈추기 위해 지사제, 프로바이오틱스 등 장 보충제, 섬유질 함량이 높은 처방 식단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설사가 심하거나 장기간 보였다면 심각한 탈수와 대사기능 장애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정맥 내 수액 처치를 포함한 집중 관리를 위해 입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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