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도 디스크로 옴짝달싹 못 할 수 있다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도 디스크로 옴짝달싹 못 할 수 있다
  • 김태영 대구 죽전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6.1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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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대구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죽전 내과원장
김태영 대구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죽전 내과원장

“우리 집 강아지는 평소에 제가 간식을 주거나 집에 들어오면 용수철처럼 뛰어오르고, 공원에서 달리기도 잘하고, 아파트 계단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잘 돌아다녀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다리에 힘이 빠지고 구석에만 숨으려 해요. 만지기만 해도 자지러지듯이 소리를 치고요.”

보호자는 너무 당황스러울 것이다. 증상을 보아하니 디스크를 강력하게 의심할 수 있다. 오늘은 반려견의 디스크(추간판탈출증)를 알아보자.

척추는 사람을 포함한 모든 척추동물의 몸에서 중심이 되는 복잡하고 정교한 구조물이다. 뇌와 나머지 신체 사이에 자극을 전달하는 척수 신경을 보호하며 몸의 무게와 움직임을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디스크(추간판)는 척추의 움직임을 완화하거나 흡수하기 위해 두 척추 사이에 위치한다. 이 디스크가 척수를 누를 때 흔히 디스크라 편하게 부르는 추간판탈출증이 발생한다.

반려견도 노령화와 운동부족, 생활환경의 변화 등으로 디스크가 많이 발생한다. 사람의 디스크와 마찬가지로 척추 관절의 노화와 물리적 충격으로 디스크가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이외에 반려견의 체중과 체형, 생활환경 및 유전적 요인 등의 요소가 디스크 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려견은 디스크가 생기면 어떤 증상을 보일까? 다양한 증상을 보일 수 있는데 척추를 따라 어떤 부위의 디스크가 영향을 받는지, 디스크 때문에 생긴 척수 손상의 심각성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증상이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디스크가 발생하면 ▲보호자가 안아주려 하거나 자세의 변화가 있을 때 또는 평소와 같이 반려견의 몸을 만지거나 쓰다듬을 때 떨면서 불안해하거나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심한 통증을 호소할 수 있다. ▲또한 통증이나 신경압박이 발생해 근력저하나 운동능력이 감소되면서 평소보다 현저하게 활동성이 떨어진다. ▲더 심각한 상태의 디스크 증상은 신경압박이 커지고 신경이 많이 눌리면서 감각의 저하와 마비가 나타나기 때문에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보행이 부자연스럽거나 아예 걷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디스크 때문에 생긴 신경 마비로 항문 괄약근과 방광 기능을 스스로 조절할 수 없게 되면서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반려견이 이런 증세를 보인다면 상태가 더 악화하기 전에 빨리 동물병원에 내원해 상태를 확인하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 검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유 자세 반사 등을 포함한 신경학적 신체검사와 촉진을 통해 증상을 확인하고 감염이나 뼈 종양, 골절 등과 같은 다른 원인을 찾기 위해 엑스레이 촬영 검사를 하게 된다. 하지만 일반적인 엑스레이 촬영 결과로는 디스크의 50~60% 정도만 확인된다. 디스크에 대한 명확한 진단과 디스크 이외의 질환에 대한 감별을 위해서는 자기공명영상법(MRI)과 컴퓨터단층촬영(CT) 같은 영상 검사가 필수적이다.

디스크에 대한 치료는 심각성에 따라 달라진다. 크게 약물을 복용해 상태를 개선하는 내과적인 치료와 외과적으로 신경 압박 부위의 탈출한 디스크를 직접적으로 제거하고 척수에 가해진 압력을 감압하는 치료가 있다. 내과적 치료는 초기 디스크나 가벼운 징후가 있는 경증의 디스크 환자에 적용할 수 있다. 중증 디스크로 마비와 운동기능 저하가 있거나 약물 요법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통증이 있는 환자에게는 수술적 요법 후 내과적 관리가 권장된다. 치료를 하면 엄격한 이동 및 운동 제한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통증 및 염증 감소, 신경 재생에 도움이 되는 레이저 치료 및 침술 치료 등 다양한 요법을 병행할 수 있다.

디스크가 발생한 개의 예후는 임상 증상의 심각성, 척수 압박의 심각성 및 위치, 증상의 진행 정도와 치료 도입 시점을 포함한 몇 가지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수술에 대한 예후는 발에 대한 감각이 있고 반응을 보이는 환자들에게서는 좋다. 마비돼 통증 감각도 상실된 반려견은 응급 상태로 여겨지며, 수술 후에도 예후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디스크(추간판)의 퇴화로 생긴 디스크의 발생을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환경적인 관리를 통해서 디스크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이를 위해 발바닥 털을 관리해 미끄러지지 않게 하고 비만이 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그리고 반려견이 침대나 탁자에 뛰어 오르내리기 등 디스크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을 줄이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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