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여름철 중풍, 겨울만큼 위험하다
[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여름철 중풍, 겨울만큼 위험하다
  •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6.1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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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보통 중풍은 가을이나 겨울에 많이 발생한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여름철 중풍환자도 겨울만큼이나 많이 발생하고 그만큼 위험하다. 여름에도 중풍의 발병원인들이 복병처럼 곳곳에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중풍은 뇌혈관이 파열돼서 나타나는 뇌출혈과 뇌혈관이 막혀서 생기는 뇌경색이다. 출혈부위나 막힌 혈관의 부위에 따라서 구분되기도 한다.

좀 더 쉽게 말해 뇌혈관에 혈액공급이 차단되면 중풍이 생긴다. 만일 입이 한쪽으로 돌아가거나 한쪽 팔다리에만 힘이 빠지거나 갑자기 발음이 부정확하고 시야가 흐릿하면서 복시(물체가 두 개로 겹쳐 보이는 증상)가 나타나면 중풍을 의심할 수 있다.

여름철에 고혈압환자들은 특히 주의해야한다. 요즘에는 실내외 온도차가 너무 큰 것이 문제가 된다. 더운 환경에서 갑자기 차가운 실내로 들어오면 체온유지를 위해 갑자기 혈관이 수축해서 혈압이 급격하게 상승한다. 설상가상 얇은 옷차림도 혈압상승의 원인이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혈압상승에 의한 뇌출혈과 좁아진 혈관으로 인한 뇌경색이 생길 수 있다. 만일 뇌혈관에 꽈리 등 혈관기형이 있다면 뇌혈관이 터질 가능성이 더 높다. 혈관의 탄력이 떨어져도 쉽게 찢어져서 터진다. 안타깝게도 혈관의 탄력도는 나이를 먹을수록 떨어진다. 노인에게 출혈성 중풍이 많은 이유다.

반대로 차가운 실내에서 갑자기 더운 실외로 나가면 다시 체온이 상승한다. 이때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해 혈관은 과도하게 확장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혈관이 확장됐는데도 혈액 양은 일정하기 때문에 혈류속도가 느려지면서 소용돌이가 생겨 혈전이 만들어지기 쉽다. 결국 혈전이 뇌혈관을 막아 뇌경색 발병위험이 높아진다.

저혈압이어도 문제 될 수 있다. 더운 환경에서는 혈관이 확장되고 혈압은 낮아지기 때문에 뇌의 피질부위에 일시적으로 산소공급이 차단되면 허혈성 뇌경색이 유발된다. 혈액이 뇌의 바깥쪽 실질조직 끝까지 공급되지 못한 것이 원인이다. 마치 물총놀이를 할 때 피스톤을 누르는 힘이 약하면 물이 멀리 나가지 못하고 바로 앞쪽으로만 떨어지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여름철 땀을 많이 흘리는 것도 중풍의 원인이 된다. 더운 환경에서는 땀을 통해 체온을 떨어뜨려야 하기 때문에 무더운 여름에는 어쩔 수 없이 땀을 많이 흘리게 된다. 땀은 자율신경계에 의한 작용이어서 우리가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다.

땀은 체액 손실의 흔한 원인이 된다. 땀을 너무 많이 흘리면 혈액이 걸쭉해지면서 역시 혈전이 쉽게 생길 수 있다. 당뇨병이나 고지혈증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더욱 문제가 된다.

따라서 어쩔 수 없이 땀을 많이 낸 경우라면 소금기가 있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한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이온음료나 스포츠음료를 마시는 것도 좋다. 이뇨작용이 있는 아이스커피 등의 카페인음료나 생맥주 등의 알코올음료는 오히려 탈수를 유발하기 때문에 마시지 않아야한다. 체액 보충을 위해 수분이 많은 신선한 채소나 과일을 즐기는 것도 좋다.

참고로 소변 양은 뇌의 호르몬 작용에 의해 조절 가능하다. 체액량이 부족하거나 전해질이 농축됐을 경우 항이뇨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소변이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너무 짜게 먹었을 때 물을 많이 마시고 싶은 것도 소변량이 줄면서 갈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실외는 덥고 실내는 너무 차가워 마치 큰 냉동고를 드나드는 것과 같다. 급격한 온도변화는 내 몸의 혈관을 지속적으로 혹사시킨다. 무더운 여름철 너무 덥지도 않게 해야겠지만 너무 춥지도 않아야 중풍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급격한 온도변화는 여름철 중풍 발병을 촉발하는 가장 주된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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