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한 수 없던 녹내장수술 부작용, 극복 길 열렸다”
“뾰족한 수 없던 녹내장수술 부작용, 극복 길 열렸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6.1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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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양의대 김안과병원 황영훈 교수팀, 연구결과 발표
마이크로 RNA유전자, 녹내장수술부위 섬유화에도 영향
세계 최초 발견으로 녹내장 치료 진일보 기대

녹내장은 세계 3대 실명질환으로 꼽힐 만큼 무서운 안과질환이다. 뚜렷한 자각증상 없이 시신경이 점점 약해지다 결국 시력을 앗아가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잘 알려진 녹내장의 원인은 높은 안압이다. 안압이 상승하면 시신경이 손상되고 결국 시력손상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일단 안압을 조절하는 약물로 병의 진행을 막아야한다. 약물치료로도 안압조절이 어렵거나 시야변화가 심하다면 수술을 고려한다.

녹내장수술은 눈 속에 있는 방수라는 물이 결막 아래 공간으로 지나가도록 길을 만들어주는 원리를 이용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섬유화에 의해 만들어둔 물길이 다시 막히는 문제가 발생, 그간 녹내장수술의 한계점으로 지적돼왔다. 이를 막기 위한 다양한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효과는 못 본 상황이다.

그런데 최근 국내 의료진이 녹내장수술 부위의 섬유화를 막는 새로운 치료방법을 발견, 녹내장수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활짝 열었다.

김안과병원 황영훈 교수(왼쪽)와 명곡안연구소 이준행 교수(오른쪽).
김안과병원 황영훈 교수(왼쪽)와 명곡안연구소 이준행 교수(오른쪽).

건양의대 김안과병원은 녹내장센터 황영훈 교수와 명곡안연구소 이준행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 RNA를 이용해 섬유화를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방법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마이크로 RNA는 생물체의 세포 속에 있는 유전자의 한 종류로 세포가 증식하고 분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실제로 마이크로 RNA는 암세포의 증식과 분화를 조절하는 중요한 인자로 알려져 암 치료 분야에서는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연구팀은 사람 눈의 섬유화 과정에도 마이크로 RNA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가정하고 녹내장수술 부위 섬유화에 핵심역할을 하는 테논낭섬유아세포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마이크로 RNA 143/145가 녹내장수술 부위 섬유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이것이 마이크로 RNA를 조절해 섬유화 세포들의 증식을 유도·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안과병원 황영훈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녹내장수술부위에 마이크로 143/145의 발현을 억제하는 처치를 하면 정상적인 상처 치유에 관여하는 다른 세포들에는 영향을 적게 주면서 수술효과를 저해하는 섬유화만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앞으로 이를 활용한 섬유화조절이 가능해진다면 현재 녹내장수술의 성공률을 더 높이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이크로 RNA 143/145는 지금까지 주로 고혈압, 동맥경화, 협심증 등의 심혈관질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마이크로 RNA 143/145가 녹내장수술의 섬유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세계 최초로 밝혀지면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사람 눈의 결막하 섬유화는 마이크로 RNA 143/145의 발현에 의해서 조절된다(Transforming Growth Factor-β1-induced Human Subconjunctival Fibrosis is Mediated by MicroRNA 142/145 Expression)’는 제목으로 2019년 5월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 학술지인 ‘미국 안과연구 및 시과학 학회지(Investigative Ophthalmology & Visual Science)’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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