놔두면 돌변한다? ‘잠복결핵’의 모든 것
놔두면 돌변한다? ‘잠복결핵’의 모든 것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6.2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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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복결핵 전염력·증상 없지만 놔두면 결핵 발전위험↑
잠복결핵시기 치료하면 최대 90%까지 결핵 예방 가능
치료는 끝까지 완주해야, 감염 후 2년간은 연 1회 흉부X-선 검사
결핵은 감염자가 기침할 때 나온 결핵균이 공기 중을 떠돌다 다른 사람의 호흡기로 들어오면서 발생한다. 따라서 증상과 전염력이 없는 잠복결핵도 추후 결핵으로 발전하면 타인에게 전파될 수 있어 이 시기 적극 예방·치료에 나서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결핵은 감염자가 기침할 때 나온 결핵균이 공기 중을 떠돌다 다른 사람의 호흡기로 들어오면서 발생한다. 따라서 증상과 전염력이 없는 잠복결핵도 추후 결핵으로 발전하면 타인에게 전파될 수 있어 이 시기 적극 예방·치료에 나서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경북 안동에서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출강하던 강사가 결핵보균자임이 밝혀져 부모들의 가슴을 철렁이게 했다. 다행히 결핵 검사결과 유치원 및 어린이집 원생 298명 중 294명이 모두 이상없음 소견을 받았지만 결핵에 대한 경각심을 또 한 번 제고시켰다.

■잠복결핵 시기 치료하면 최대 90%까지 예방

결핵은 그저 위생환경이 좋지 않은 옛날에나 걸리는 병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결핵의 위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약 2만6000명의 결핵 신규환자가 발생하고 1800여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결핵은 예방·치료할 수 있는 확실한 시기가 있다. 바로 잠복결핵 시기다. 잠복결핵은 몸안에 결핵균이 존재하지만 균이 활동하지 않기 때문에 결핵이 발병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이때 관심을 갖고 치료하면 결핵 발전을 최대 90%까지 막을 수 있다고 알려졌다.

■잠복결핵 치료 안 하면 결핵 발전위험↑

잠복결핵은 증상도 없고 전염력도 없다. 그런데 왜 이 시기에 치료가 필요한 걸까? 결핵은 감염자가 기침할 때 나온 결핵균이 공기 중을 떠돌다 다른 사람의 호흡기로 들어오면서 발생한다. 하지만 잠복결핵이 추후 결핵으로 발전(활동성결핵)하면 타인에게 전파될 수 있다.

실제로 한 보고에 따르면 잠복결핵환자의 5%가 첫 2년 내에 활동성결핵이 발병할 수 있고 이후 5% 정도 평생에 걸쳐 활동성결핵이 발병할 수 있다. 특히 어린 아이, 저체중자, 암환자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발병위험이 더 높다.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장복순 교수는 “잠복결핵이 결핵으로 발병하기 전 치료하면 60~90%까지 결핵발병을 예방할 수 있다”며 “치료받지 않은 잠복결핵 감염자는 치료받은 사람에 비해 활동성결핵에 걸릴 확률이 7배나 높다”고 강조했다.

잠복결핵 감염 상태에서 면역력이 떨어지면 결핵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아진다. 평소 영양결핍, 과로, 스트레스 등에 주의하고 잠복결핵 감염 진단 후 2년 이내 2주 이상 기침, 체중감소,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결핵을 의심하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한다.

■어린이집 종사자 등 주기적으로 검사받아야

잠복결핵은 말 그대로 균이 잠복한 상태로만 있기 때문에 증상이 없다. 따라서 잠복결핵환자 대부분이 감염사실을 모른 채 지낸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 통계결과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1명이 잠복결핵감염자로 조사됐다.

특히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교사 등 집단시설 종사자는 결핵발병 시 집단 내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잠복결핵검진을 받고 있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의 2018 집단시설 종사자 등 잠복결핵 감염 검진사업 결과에 따르면 어린이집 종사자의 18.6%가 잠복결핵 감염상태였다.

이밖에 전염성결핵환자의 접촉자, 결핵발병 고위험군, 의료인, 산후조리원 종사자 등도 주요 검사대상에 해당한다.

잠복결핵감염은 결핵균 항원을 팔의 피부에 주사해 48~72시간 사이에 피부가 부풀어오르는 크기를 측정하는 투베르쿨린 피부반응검사(TST) 또는 혈액을 채취해 결핵균 감염을 확인하는 인터페론감마 분비검사(IGEA)로 진단한다. 단 잠복결핵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과거에 활동성결핵 및 잠복결핵감염에 대해 적절히 치료하고 이후 재감염의 증거가 없다면 치료는 시행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결핵을 보다 빨리 진단할 수 있는 진단장비도 활용되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센터는 결핵환자 발견과 다제내성 결핵진단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첨단 장비(Xpert MTB/RIF)를 도입해 운용 중이다.

장복순 교수는 “이 장비는 검사과정이 단순해 검체 채취 후 2시간 이내 결과확인이 가능할 뿐 아니라 결핵균 존재와 결핵약인 리팜핀 내성여부도 동시에 검사 가능해 환자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치료는 끝까지, 감염 후 2년간은 더 예의주시하기

만일 잠복결핵으로 진단받았다면 3개월, 길게는 9개월가량 매일 1회 약을 복용해야한다.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면 결핵균이 다시 재발할 수 있어 치료를 끝까지 완주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가능한 약제를 꾸준히 복용할 수 있는 시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치료 중 부작용이 발생했다면 약 복용을 중단하고 주치의와 상담한 후 지시를 따라야한다.

결핵균 감염 후 2년간은 발병위험이 가장 높은 시기여서 더 예의주시해야한다. 장복순 교수는 “잠복결핵감염으로 진단받은 후 최소 2년까지는 연 1회 흉부X선 검사를 받을 것”을 당부했다.

이어 “잠복결핵자가 흡연 음주, 당뇨, 영양결핍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면 약 10~20% 정도가 결핵으로 발병한다”며 “따라서 과로, 스트레스, 영양결핍, 당뇨 등 위험요인을 잘 관리해 면역력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만일 잠복결핵 판정 2년 이내 ▲2주 이상 기침이 지속되거나 ▲가래, 발열, 수면 중 식은땀이 나고 ▲특별한 이유 없이 체중감소 증상이 나타나면 결핵을 의심하고 속히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한다.

TIP. 잠복결핵 예방수칙 5가지

1. 꾸준한 운동과 균형 있는 영양 섭취

2. 2주 이상 기침‧가래 지속되면 의료기관 방문

3. 결핵 환자와 접촉 시 증상여부 상관없이 검사

4. 기침, 재채기할 때 손이 아닌 휴지나 옷소매 위쪽으로 입과 코 가리기

5. 기침이나 재채기 후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 씻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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