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전기선 씹다 지지직, 반려동물 감전사고 주의!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전기선 씹다 지지직, 반려동물 감전사고 주의!
  • 남예림 24시 해마루동물병원 내과 팀장 |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6.2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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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예림 24시 분당 해마루동물병원 내과 팀장
남예림 24시 분당 해마루동물병원 내과 팀장

어느 평범한 여름의 일요일 아침이었다. 아직 완전히 잠에서 깨기 전 잠결에 사각사각, 쩝쩝거리는 소리가 수상해 눈을 떠보니 필자의 고양이가 갑자기 무엇에 놀란 듯 방 밖으로 뛰쳐나갔다. 선풍기 전원선의 피복이 벗겨져 있는 것을 확인한 순간 얼른 고양이의 입을 확인하러 고양이를 뒤쫓아야 했다. 지난달 노트북 어댑터를 씹어놓은 것을 발견한 이후로 최대한 선을 숨기고 감싸두었는데 선풍기를 새로 꺼내고 잠시 방심했던 게 화근이었다. ‘입을 다쳤을까, 병원에 데리고 가야 하나’ 오만가지 생각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이와 같은 일로 동물병원 응급실에 내원하는 어린 강아지, 고양이가 종종 있다. 아직 무엇이 위험하고 어떤 것이 안전한 씹을 거리인지 모르는 어린 반려동물에게 전기선은 아주 흥미로운 장난감이다. 집 안의 전류는 교류이기 때문에 반려동물이 전기선을 씹으면 단순히 피복이 벗겨지고 가전제품을 못 쓰게 되는 것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이 위험한 수준으로 감전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감전으로 생기는 손상은 크게 두 가지다. 열로 일어나는 구강 손상과 정상적인 전기생리 활성이 교란돼 폐수종, 폐고혈압, 부정맥, 근경련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드물게 백내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감전이 의심된다면 주로 집 안에서 전기선을 씹다가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잇몸, 혀와 입천장, 그리고 입 주변에 그을음이 생기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는 감전 후 바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기에 사고 이후 식욕부진이나 침 흘림, 캑캑거림 등과 같은 증상이 생기는지 관찰해야 한다.

심각한 감전이 일어났다면 사고 후 1시간에서 최대 36시간 후에 폐수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경우 가쁘게 숨을 몰아쉬는 호흡곤란이 나타나므로 반드시 환자와 응급실로 내원해야 한다.

반려동물 감전사고
반려동물 감전사고

그렇다면 보호자는 반려동물 감전사고가 났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먼저 전기선 플러그를 콘센트에서 뺀다. 보호자도 감전되지 않도록 고무장갑 등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반려동물을 안전한 곳으로 옮긴 다음, 반려동물이 의식이 없거나 숨소리가 약하면 바로 응급실로 내원해야 한다. 다행히 의식이 있다면 다친 곳을 살피고 위에서 언급한 증상이 있는지 관찰해야 한다.

감전으로 폐수종이 발생해 사망에 이르는 안타까운 환자도 있다. 그러므로 빠르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주의 깊게 반려동물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무엇보다 이러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안전한 집 안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최선이다. 모든 반려동물이 사고 없이 무사히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도록 보호자의 주의와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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